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면서 여성들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그래 선지 ‘봄’ 하면 우선 여성을 생각하게 된다. 봄은 하나의 열매를 맺기 위한 싹을 틔우는 계절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하겠다. 때문에 봄과 여성은 떼 놓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봄이 오는 과정도 보면 여성의 본성이나 심성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봄이 온갖 어려움을 견뎌내고 피어나듯 여성도 갖은 어려움 속에서 가정을 이루고 새 생명을 낳아 물을 주고 거름을 주어 열매를 맺게 한다.
봄 소리를 듣다보면 왠지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것과 같은 희망과 설레임, 기다림이라는 단어가 은연중 연상된다. 마지막 겨울의 강추위와 봄을 알리는 살얼음 속에서 살며시 고개를 드는 봄의 새 싹과 더불어 수줍은 듯 살포시 미소짓는 여성의 미소는 앞으로 있을 활기찬 대자연의 순환과 새로운 역사적 창조를 예고한다. 잔잔하고도 우렁찬 봄 소리는 여성에게 내재돼 있는 온화함과 따뜻함, 부드러움 속에 숨어있는 강인한 인내와 의지, 그리고 사랑, 희생과 그 맥을 같이 한다.
봄처녀 제 오시네/새 풀 옷을 입으셨네/ 하얀 구름 너울 쓰고/ 진주이슬 신으셨네/꽃다발 가슴에 안고/뉘를 찾아 오시는고. 이은상씨가 노래한 ‘봄처녀’의 노랫말과 같이 봄은 여성이 지닌 속성을 총망라하고 있는 계절이다. 그러나 시대가 가면 갈수록 봄은 여성들에게 새로운 변신, 개혁, 변화의 물결을 더 강조하고 있다.
예전의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여자의 목소리가 담장 밖을 넘으면 안 된다’가 아니라 더 지혜롭고 현명한 대응을 요구한다. 지금은 시대적으로 여성이 안방에서 살림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과 숨은 재주를 발휘해 가정과 사회가 더욱 윤택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하기를 요구받고 있다.
한국만 해도 새로운 정부에 법무부는 물론, 4개 부처에 여성이 기용되는 대 변혁이 일어났다. 봄의 소리는 이제 여성들에게 기존의 틀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우렁차고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래 선지 이번 봄은 특히 숱한 인고의 세월 속에서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온 이 시대 한국여성들에게 더욱 상징적인 계절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봄처녀와 같이 보일락 말락하는 수줍음만 가진 여성이 아니라 여성 특유의 내재된 가치와 그 진가를 발휘하는 현명한 그리고 지혜로운 여성으로 탈바꿈하는 그런 봄이기를 기대한다.
요즘 한국에는 봄과 함께 여성들 사이에 소설가 진 산씨가 쓴 자신의 결혼 스토리 {마님 되는 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주제는 남편을 자신의 충복 같은 삼돌이로 하고 자신은 바로 이 삼돌이를 거느리고 살면서 마님이 되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꾸민 것이다.
한마디로 대감 마님의 종과 같은 삼월이가 되지 말고 삼돌이의 마님이 되라는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삼돌이를 거느리던 마님이 남편 즉 삼돌이를 대감으로 만든다는 내용의 책자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랑방에서 대감을 모시는 삼월이가 될 것인가. 삼돌이를 거느리고 사는 마님이 될 것인가 선택권을 여성들에게 부여하고 있다.
이는 한 가정의 이야기이지만 마님인 삼월이가 남편인 ‘삼돌이를 거느리고 살아라’는 여성해방운동의 하나의 초석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저자가 마님, 삼돌이라 장난스럽게 부르면서 자신이 한 결혼생활을 소개한 이 책은 마님이 되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한 결과 마님이 되는 것이 즉 대감마님도 되는 길이라는 사실을 암시했다.
마님이란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현명한 가정의 지배자로 삼돌이를 거느리고 살자면 삶의 균형이 있고 꿋꿋하고 여성임만을 외치는 것이 아니다. 항상 생활 가운데 자신감이 있고 지혜와 슬기가 넘쳐야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이제 봄은 여성들에게 더 이상 짚신을 지어 삼돌이에게 바치는 그런 삼월이기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현명한 아내의 역할로 가정을 윤택하게 하고 남편을 더 멋지고 진취적인 인물로 만들어내기를 희망한다. 이제 곧 추위가 가시고 새 봄이 올 것이다. 새 싹이 파릇파릇 나오듯 여성들도 겨울잠에서 깨어나야 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