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불황 구직자 급증.. 기술, 영어 서툴러 취업 어려워
"이민 온 후 10여년 동안 한 것이라고는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는데 살아가는 것이 왜 이렇게 고달픈지 모르겠습니다. 매일 아침 8시 집을 나와 이리저리 일자리를 찾아다니지만 마땅한 직장을 찾지 못해 한숨만 나올 뿐입니다."(대형 청과상에서 최근 실직한 김모씨)
"다니던 업체가 최근 경영난에 허덕이면서 내달부터 더 이상 일을 못하게 될 것 같습니다.실직이라는 것은 남의 일처럼 생각해 왔는데 자식들과 아내 보기에 면목없고 주변 사람들의 눈총이 두렵습니다."(여행사에 재직 중인 이모씨)
최근 경기 침체와 맞물리면서 40대 이상 `준고령자’의 실직이 심각한 한인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인 직업 소개소 관계자들은 "수년 째 이어지고 있는 장기 불황으로 사상 최악의 구직난이 발생하면서 직장을 잃은 중장년층 한인들이 직장을 새롭게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며 "무엇보다 40∼50대 한인 실직자 경우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해 더더욱 구직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과거 번창했던 봉제업이 사양화되고 특별한 기술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일자리를 제공해 주었던 델리, 청과, 잡화, 세탁업 등이 침체되면서 이들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특히 한인인구 분포상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장년층에서 대량 실직사태가 일어난다는 것은 한인 경제의 실질적 주체가 불안해지는 것으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한인사회의 대책은 고작 단순 노동직을 알선해주는 직업 소개소나 영어 및 컴퓨터 교육 등 단순 직업프로그램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뉴욕한인봉사센터 직업 교육원 손신 부사무총장은 "40∼50대 준고령 실업자들은 특별한 직업 기술이 없어 재취업이 힘들고 취직을 해도 임시 일용직이 대부분"이라며 "이들을 위한 범 한인사회 차원의 장기적인 고용 창출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손 부사무총장은 또 "이를 위해서는 여러 비영리기관들이 앞장서 한인 커뮤니티에 정기적인 직업 박람회를 정착시키는 것과 정부로부터 직업 재활 프로그램 마련을 위한 지원을 끌어내는 등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더 늦어질 경우 나중엔 커다란 한인 사회의 문제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노열 기자>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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