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의 66번째 생일인 28일 사담의 고향인 티크리트의 주민들은 기대와 불안이 뒤섞인 표정으로 그의 ‘생일잔치’를 벌였다.
아직 그의 생사가 불분명한 상태이지만, 티크리트 주민들은 사담이 연합군의 공습에서 살아남았다는 타리크 아지즈 전 부총리의 주장을 의심없이 받아들이는 눈치였다. 지난 24일 연합군측에 투항한 아지즈는 미군의 심문과정에서 “사담을 노린 2차 조준공습이 있은 이후에 그가 살아 있는 것을 보았다”고 말한 것으로 USA투데이는 28일 전했다.
티크리트의 주민들을 비롯한 이라크인들 사이에는 사담이 자신의 생일을 기해 연합군을 상대로 모종의 공세를 펼칠 것이라는 소문이 오래전부터 나돌고 있다.
24년간 사담의 철권정치에 길들여진 이라크인들은 아직도 그를 겁내고 있다. 말조심, 몸조심을 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티크리트의 각지에 나붙었던 초상화와 곳곳에 세워진 동상들은 부서졌지만 거리 담벽에는 ‘생일축하 사담 후세인’ ‘우리는 후세인을 사랑한다’는 글귀들이 적혀 있다. 그 곁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한 욕설들이 벽을 꽉 메우고 있다.
한 건물의 창고에는 수십명의 이라크 병사들이 숨어 앉아 후세인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는데 이들중 한명인 모하메드 하산이라는 전 이라크 병사는 “사담을 그 누구와도 바꿀 수 없다. 우리는 미국을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장담한 뒤 “우리 도시의 모든 시민과 청년들은 자동차에 후세인의 초상화를 붙이고 생일잔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들의 주장과는 달리 티크리트에는 아직 공식적인 생일축하 잔치는 보이지 않았지만 ‘사담이 도망갔느냐?’는 물음에 한 노파는 “누가 그런 소릴 하더냐?”며 “사담은 절대 도망가지 않았다. 그는 언젠가 다시 나타나 반드시 우릴 구할 것”이라고 당당히 밝혔다. 길가에 놀던 어린이들은 후세인의 초상화를 그리다 미군 탱크가 나타나자 총총히 숨었고 어른들은 재빨리 어린이들의 그림을 그들의 소매 속에 감추는 모습도 보였다.
AP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