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부인에게 1년안에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미군대에 겁없이 입대했던 김명수 주임상사(46·사진 오른쪽)는 올 9월이면 군생활 22년째를 맞는 베테랑 군인이다.
1981년 4월 결혼후 바로 부인 김진주씨(사진 왼쪽)와 핏덩이 아들을 한국에 두고 미국으로 건너와야 했던 김상사는 하늘이 무너져도 1년안에 꼭 부인과 아들을 데려 오겠다고 약속했다.
“1년내에 무슨 수로 기반을 잡고 처자식을 초청 하느냐”주위 사람들의 걱정속에 그는 우연히 미 육군모집 TV광고를 보고 무작정 지원했다. 몇 개월 안된 영어실력이지만 피나는 공부로 1차 필기시험에 합격. 8주간의 신병훈련도 최단기인 3주3일만에 마치고 약속대로 1년안에 한국으로 나가 부인과 아들을 데리고 왔다. 김상사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8주 훈련을 모두 마치면 1년이 넘는다. 그래서 훈련소에서 유일하게 24시간 불이 켜진 화장실에서 밤을 새워가며 공부했다. 그 결과 최우수 훈련병으로 최단기에 훈련을 끝마칠 수 있었다”고.
김상사가 입대한 20여년전만 해도 미국군대에 한인1세들이 많이 자원 입대했다고 한다. 영어가 서툰 이들을 미군인들은 ‘김치G.I.’라고 불렀다고, 한국어로 ‘김치군발이’란 뜻이다. 최근엔 이민1세들보다는 한국어가 서툰 1.5, 2세 한인들이 많이 입대한다고 한다. 사병중 최고참인 김상사는 일반부대도 아닌 미 공수부대(ATC)에 입대해 낙하산만 120여번을 탈 정도로 지난 22년간 혹독한 훈련을 이겨내며 미육군에서 ‘김치G.I’로서의 나름대로 생존법을 터득했다. 김상사는 하와이에서 7년간의 복무를 무사히 마치고 켄터키주 참모부병무청의 주임상사(E-9)로 부임돼 지난 23일 하와이를 떠났다. 가족들도 조만간 김주임상사가 부임한 켄터키주로 이주할 계획이다. 슬하에 1남1녀를 둔 김상사는 22년 군대 ‘짠밥’(경력)에서 얻은 교훈을 대학생 자녀들과 하와이 한인동포들에게 이렇게 전한다. “규범과 질서를 지키는 등 좋은 미국문화는 잣대를 갖고 받아드려라. 매사에 솔선수범 해라. 자신만의 철학을 가져라. 남을 질책하기 전에 나부터 최선을 다해라. 공동체를 배워라. 자립심을 키워라.”
김상사는 "나의 꿈은 30년 군생활을 채운뒤 한국의 낙도 같은 외딴섬에서 어린 학생들을 위한 영어선생님이 되는 것"이라며 정직하고 순수한 미소를 얼굴에 그렸다.
<김현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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