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의 성사여부는 황장엽 전 비서와 한국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그동안 한국정부가 취해 온 황 전 비서의 방미에 대한 부정적 자세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주목할 것입니다”
황 전 비서의 9월 방미를 추진중인 워싱턴DC의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얼마전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정부에 대한 이같은 깊은 불신을 숨기지 않으면서 만약 이번에도 한국정부가 나서 이를 저지한다면 전과 다른 모습을 보일 것임을 암시했다.
이에 앞서 22일에는 탈북자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 독일인 의사 노베르트 폴러첸 박사가 소형 라디오를 풍선에 매달아 북한주민들에게 보내는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 했다.
북한당국은 이같은 계획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금년초 이같은 계획이 처음 흘러나왔을 때 북한당국은 중국국경지역에서 세관검사를 대폭 강화하면서 입국자들의 수하물에서 라디오를 집중적으로 단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노동신문을 통해 미 정부가 이 사업을 조정하고 있다며 강력한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민간차원의 대북 공세는 이 뿐만이 아니다.
수백명의 북한내 고위 공직자 및 과학자들을 미국으로 데려오기 위한 ‘세이프 하버(Safe Harbor)’ 프로젝트가 미 교계와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추진중이다. 추진세력들은 이 계획이 탈북자 지원 및 북한내 인권보호는 물론 궁극적으로 북한정권의 무혈붕괴를 촉진시키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한편 부시 정부외 의회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부시 정부는 자신들이 세운 대북정책의 원칙을 고수하는데 한치의 주저함이 없을 정도로 밀어붙이고 있다. 한반도를 손바닥 보듯이 들여다 보고 있는 오산의 극비 정보수집 시스템을 과감히 공개하면서 주한미군 재배치 및 군사력 업그레이드 정책을 발표하는가 하면 일본과 공조체제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파키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파키스탄과 북한과의 군사교류를 사실상 봉쇄하는데 성공했다.
의회도 탈북자 지원법안을 재상정하고 ‘라디오 프리 아시아’의 대북한 방송을 24시간체제로 확장할 수 있도록 재정마련 지원에 나섰다. 이같은 현상들이 서로 별개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관계자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수시로 접촉하면서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북한이 ‘핵’을 들고 자신들의 주장만 되풀이 하면 할수록 미국의 전방위 공세는 더욱 강화될 것이 틀림없다.
핵을 포기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미국과 체제유지를 보장하라는 북한과의 ‘총성없는 전쟁’이 정점을 향해 치닫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황 성 락 <사회부 차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