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1100년 어깨와 엉덩이가 붙은 여자 쌍둥이가 태어났다. 이 자매는 34년간을 그렇게 살았다. 한 자매가 세상 운을 다하고 몇 시간 뒤에 다른 자매도 “우리가 같이 태어난 것처럼 우리는 함께 갈 것”이라고 말하면서 세상을 떠났다.
샴(지금의 태국)에서 1811년 남자 쌍둥이가 출생했다. 이들 형제는 허리부분에 직경 1.5인치, 길이 3.25인치의 근육이 관처럼 연결돼 있었다. 이들은 청소년기에 열심히 일을 해 어머니를 부양했고 재산도 어느 정도 모았다. 나이가 들면서 각각 혼인해 슬하에 모두 21명의 자녀를 두어 화제를 모았었다. 그래서 이후 몸이 붙은 쌍둥이는 샴 쌍둥이라고 부른다. 63세 때 어느 날 쌍둥이 중 한 명이 아침에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고 몇 시간 뒤 다른 한 명도 숨을 거뒀다.
1851년 쌍둥이 자매가 노스캐롤라이나 노예집안에게서 태어났다. 서커스에서 ‘머리 둘인 나이팅게일’ ‘머리 둘 달린 숙녀’로 소개된 이들은 5개 국어에 능통했고 피아니스트, 가수, 댄서로 세계를 누볐다. 그러다 환갑 이듬해에 한 사람이 결핵으로 숨지자 다음 날 다른 사람도 운명을 달리했다.
1877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샴 쌍둥이 형제는 배, 골반, 다리가 붙은 채로 결혼도 하고 예술활동도 하면서 63세까지 살았다. 1908년 영국에서 엉덩이가 붙은 채 태어난 쌍둥이 자매는 조산원에 팔린 뒤 20년간 서커스 단원으로 일했다. 마침내 자유를 찾아 도망한 뒤 식품점 캐시어로 일하다 61세에 숨졌다.
머리가 붙은 채 29년간 함께 살아온 이란의 샴 쌍둥이 자매가 세계 최고 의료진 128명의 도움으로 52시간에 걸친, 유래 없는 성인쌍둥이 분리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는 소식으로 지구촌이 슬퍼하고 있다. 테헤란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고 각각 언론학 공부와 변호사 꿈을 갖고 있던 자매였다.
성인인 쌍둥이 자매의 ‘분리’ 희망은 현대 의술로는 그저 희망사항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론이다. 서로 다른 인생 길을 가기 위해서 필요했겠지만 30년 가까이 함께 살았는데 가능성이 희박한 수술을 굳이 받아야만 했을까. 자전거도 타고, 자동셔터를 눌러 놓고 막 뛰어 사진도 같이 찍고 했는데.
혹시 이들 자매가 무수히 받아 온 ‘남의 시선’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고 싶어 ‘홀로서기’를 고집한 것이 아닐까. 어제만 해도 환하게 웃던 자매의 미소를 떠올리며, 우리가 그 동안 장애인들에게 어떤 시선을 던졌는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박봉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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