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랐다, 배경이 뭘까
LA 한인사회는 노무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재신임을 묻겠다고 발언한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취임 이후 계속 수세에 몰렸던 노 대통령이 갑자기 초강수를 택한 배경과 재신임 방법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
한인들은 노 대통령의 선택이 측근 비리에 따른 도덕적 책임감을 인정하고 취임 8개월 동안 계속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던 국정 운영능력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한 불가피한 결단으로 보면서도 예상치 못한 이번 결정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문제와 정치혼란을 오히려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일부 한인들은 노 대통령이 그동안 대통령으로서 지켜야 할 본분을 다하지 못한 것이 항상 비난의 빌미가 돼 온 상황에서 또다시 주변과 상의도 없이 재신임을 묻겠다고 한 것은 ‘깜짝쇼’에 불과하며 너무 가벼운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인 김용현씨는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해 언론과 보수그룹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당까지 분열되면서 지지기반이 급속히 위축된 상황에서 재신임은 대통령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나름대로 승산이 있기 때문에 그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무 차 미국을 방문중인 이모씨는 재신임이란 결정이 국가 전체에 무슨 영향을 미치는지 가장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택한 것은 스스로 국정 운영능력의 한계에 이르렀음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어쩌면 캘리포니아 주지사 소환선거처럼 한국의 슈워제네거를 선출해야 할 상황이 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인들은 이번 결정이 뼈를 깎는 고통 속에 내린 것으로 그 의미를 왜곡하거나 축소해서는 안되며 국가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대통령을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LA 노사모 대표 일꾼 제임스 오씨는 이처럼 중대한 결정을 내린 것은 원칙과 상식을 존중하는 대통령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며 대통령이 잘한 부분은 제대로 평가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구태의연한 한국의 정치적 상황 속에서 대통령 혼자 개혁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는 국민들이 잘 알고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정치인과 지도급 인사들이 진심으로 국가를 생각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족통신의 노길남 대표도 한국의 정치풍토가 바뀌지 않는 한 누가 대통령이 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한국 정치와 사회가 안고 있는 원천적인 문제들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인들은 동기와 목적이 어디에 있든 대통령 스스로 재신임을 들고 나온 만큼 책임져야 할 사안이라며 국론분열을 극소화하면서 모든 국민이 납득하고 재도약의 기틀을 다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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