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말 미 듕귁에 달아 문 와로 서르 디 아니 , 이런 젼 로 어린 셩이 니르고져 배이셔도 내 제 들 시러펴디 몯 노미 하니라. 내 이 위야 어엿비 너겨 새로 스믈 여듧 노니 사 마다 수 니겨 날로 메 뻔 킈 고져 미니라.’ - 「세종어제 훈민정음」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한 지 500년이 훨씬 지났다.
조선시대에는 한글을 멸시하여 아녀자들이나 평민에게 사용하고 양반들은 한자만을 고집하다 근대에 이르러 비로소 한글이 우리의 글로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우리의 실생활에서는 여전히 한자가 주인의 자리를 잡아오다 한글이 대접을 받은 지 이제 수십여 년, 그런데 다시 한번 우리의 글에 위기가 찾아오는 것은 아닐까.
인터넷 및 통신의 발달로 고국의 초등학생들까지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는 상황에서 컴퓨터 채팅이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이제는 대다수가 되어 오히려 그렇지 못하는 사람이 소외되는 현상이다.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이 뭐가 나쁘겠냐 만은 그 속을 들여다보면 여기가 한국인지 외국인지 모르겠다는 느낌이드는 것은 내가 너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인지.
펀버누(휴대폰번호), 방가(반갑습니다), 걍(그냥), 즐팅(즐거운 채팅하세요), ┣ =1엉 ┣ ┫┃ =1 (안녕하세요), ㅁㅐ흴ぜっじサ㈜入ㄲっズき (메일 보내 주세요), 鉉⑨炚②ㅃ 壙4 炚 (당신을 위한 무척 친근한 친구), ㄱ 셩 1있쿑 잇뿌용 (개성있고 예쁘다)등 요즘의 통신 언어들을 보면 당황스럽다.
그들은 인터넷상에서만 사용하고 실생활에서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고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 학생들이 제출한 작문을 검토하다보면 몇몇의 글에서 요즘의 통신 용어가 등장하고 맞춤법이 무시되는 단어들이 많이 등장하며, 또한 학교에서 학생들 사이에 오가는 대화 속에도 수많은 통신 용어들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그런 상황에 익숙해진 학생들이 사이버상과 현실을 구분 못하고 실상에서도 국어의 본 모습을 조금씩 잊어 가는 것이다.
고국에 살면서 업무상 해외로 출장을 다닐 때, 가슴이 뭉클해지는 경우가 3가지 있었다.
낯선 땅에서 정겨운 한국 사람을 만났을 때, 많은 외국인들의 영어 속에서 귀에 쏙 들어오는 우리말을 들었을 때, 거리를 가다가 갑자기 눈에 확 들어오는 아주 낯익은 한글을 보았을 때, 나 자신도 모르게 ‘앗’ 탄성이 나왔다. 바로 우리임을 알아보았기 때문이다.
해외의 교민들을 보면 고국의 정치와 국가의 상황에 불만과 걱정을 하면서 꼭 자녀들에게 시키는 것이 있는데 바로 우리의 말, 우리의 글을 잊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나 비록 몸은 타국에서 살아간다 해도 우리의 뿌리를 잊지 않도록 우리의 말을 지켜나가는 것이다.
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교민이 장성한 뒤에도 우리말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것은 다 그런 이유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정해진 우리의 한글. 그러나 정작 그 울안에 살고 사람들은 그 중요성을 잊어가고 있는 듯하다. 처음에는 한자에 치이더니 요즘은 영어에 치이고 게다가 이젠 우리 스스로 파괴까지 해 간다면 과연 한글의 설자리는 어디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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