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로 월경...당국 재산피해 20억달러 추산
캘리포니아 남부를 뒤덮고 있는 산불이 멕시코 국경 너머까지 침범, 최소 18명의 사망자를 내고 60만여에이커(7억3천452만평)를 잿더미로 만드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카운티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29일 현재 산불은 인구 130만이 밀집한 LA 서북부 샌퍼난도 밸리의 고급주택가와 샌버나디노 카운티를 위협하며 기세를 떨치고 있으며 이미 주택 등 건물 2천여채를 폐허로 만들었다.
현재 캘리포니아 주 전역과 인근 6개주에서 소방관 1만1천명, 소방헬기 81대가 동원돼 진화에 나섰지만 산불의 반경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캘리포니아 남부에서만 16명, 멕시코에서 2명이 목숨을 잃고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나 피해조사가 확대되면 희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또 샌 버나디노 산 등 샌디에이고 인근 산간지역 주민 8만여명이 대피했으며 28일 하루에만 수만명이 대피했다. 적십자사는 피해지역에 대피소를 설치하고 이들을 수용하고 있다.
그레이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LA 서북부 화재현장을 방문, 이번 산불은 주(州) 사상 최악으로 기록될 것이며 피해액이 2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산불은 지난 21일부터 랜초 쿠카몽가, 샌버나디도 등에서 14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져 곳곳에서 불길이 합쳐지면서 파괴력이 커져 LA 북서부 근교에서 멕시코 국경 남부 90km 엔세나다까지 거대한 띠를 형성, 크고 작은 도시들을 위협하고 있다.
산불로 인한 검은 연기는 뭉게구름이 되면서 하늘을 덮어 피해지역 도시의 일부 도로에서는 한낮에도 차량들이 전조등을 켜고 달리고 있으며 재(灰)가 수십km 밖까지 날려 샌타 모니카 해변에서는 싸락눈처럼 흩날렸다.
지역별로는 샌디에이고 카운티에서 20만에이커가 소실되고 13명이 숨졌으며 미라메사, 파웨이 등 주택가의 한인 1천여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LG전자 미국법인 LG 인터콤(대표 배재훈)도 산불위협으로 전날 인근 호텔로 대피했으나 불길이 잡히면서 정상업무에 복귀했다.
인근 에스콘디노 카운티에서는 3만7천 에이커가 소실됐으며 이들 2개 지역 주택 900채가 불탔고, 샌버나디노 카운티에서는 주택 450채가 전소됐다.
산불은 또 로널드 레이건 프리웨이 등 주요 고속도로 통행을 막아 수십만 주민들이 발길이 묶이고 일부 항공노선이 취소.지연되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전날 이 지역을 재해지역으로 선포, 해당 지역주민들에게 보조금과 대출 지원 등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히고 연방 재난관리국(FEMA) 요원들을 긴급 파견했다.
모하비 사막의 뜨거운 공기를 실은 샌타 애나 강풍은 최근 시속 100km를 웃도는 속도로 몰아쳐 불길을 키웠으나 주말께나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예상돼 산불 피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기상당국은 예고했다.
이에따라 소방당국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현재까지의 2배인 2만명 이상의 소방관들이 필요하며 사흘 연속 근무한 소방관들 상당수가 녹초상태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에 말라죽은 나무 수백만 그루를 타고 불길이 올라가며 번지고 있어 지상에 있는 소방관들은 손 쓸 방법이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편 이번 산불 14건 중 상당수는 방화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나 전날 애리조나 리퍼블릭 등 일부 언론보도와 같은 ‘알-카에다 소행’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비키 햄튼 미 연방수사국(FBI) LA 지부 대변인은 테러리스트의 방화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고 LA카운티 검찰청 스티브 쿨리 검사장도 일부 정신질환자 등의 소행일 수 있겠지만 테러범들의 계획된 방화는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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