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의 월드비전 하우징 프로젝트에서 만난 어린이들의 동심은 여느 선진국 어린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7~8세로 정도로 보이는 여자 어린이에게 껌하나를 건네주자 동생을 데려와 나누어 씹으며 미소로 인사를 대신했다.
월드비전 - 한국일보 ‘사랑의 빚 갚기’
한인온정 기다리는 현장을 가다
르완다 - 김정섭 · 이승관 특파원
창간 35주년을 맞는 한국일보 미주본사는 월드비전과 공동으로 ‘사랑의 빚 갚기-한 가정 한 어린이 결연’ 캠페인을 펴기로 하고, 캠페인의 일환으로 지난 3월5일부터 18일까지 보름간 르완다, 우간다, 케냐 등 적도의 동아프리카 3개국의 기아현황을 현지 취재했다.
이들 나라는 아직도 계속되는 인종 학살의 후유증과 내전, 가난에 질병까지 겹쳐 엉키고 설 켜진 실타래를 좀체 풀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유난히 친절하고 흥이 많고, 지천으로 널린 파인애플, 망고, 바나나는 보기만 해도 싱그럽고 정겨웠지만 그 이면에는 피를 뿌리는 내전의 상흔과 도시화의 뒤편에 밀린 수많은 사람들의 절망, 그리고 사회 전반의 부패가 어지럽게 엉클어져 있었다.
초원을 거니는 야생동물들의 낭만적 잔상 뒤에 도사린 가난은 지구 반대편 미주 한인들의 호기심을 넘어선, 냉혹한 현실에 다가서는 생존을 위한 절규의 합창과도 같았다.
피비린내 나는 인종학살의 아픈 기억이 깊은 상처로 남아있는 르완다. 매일 밤 어린이들이 반군의 납치를 피해 마을로 몰려들어 자야하는 북부 우간다.
도시화의 부산물인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의 빈민굴 등은 따뜻한 사랑의 손길이 미쳐야 할 소름끼치는 가난의 현장이었다.
마을 앞 구정물 웅덩이에 대충 몸을 씻고 맨발로 등교하는 학생들. 역겨운 악취를 풍겨내는 수백여 유골 더미 옆에서 뛰노는 아이들. 비닐 봉지로 겹겹이 쌓아 묵은 비닐 공을 차며 즐거워하던 에드워드. 반군 사령관의 아이를 낳았다는 주변의 따가운 눈총을 이겨내며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크리스틴. 먹을 것이 없어 몸을 팔다 AIDS에 걸린 무디앤 등등.
본보 취재팀과 함께 현지를 찾았던 인기가수 유승준씨, 뉴저지의 월드비전 후원자 김지헌씨, 2세 대학생 엘리스 정양 등 일행은 방문지 곳곳에서 뿜어내던 찌든 땀 냄새와 하수의 악취가 더 이상 역겹게만 느껴지지 않았다.
월드 비전은 이런 오지의 어린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건강을 지켜 주며 희망과 꿈을 심어줬다. 우물을 파주고 하수도를 만들며 학교를 세워 자립의 기반을 마련해 주고 있었다. 가난에 찌들어 민심조차 돌봐줄 여력이 없는 제3세계 국가들이 스스로 외면하는 그늘진 구석을 찾아간 월드비전은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빛을 밝혀주며 지구촌 가족들의 따뜻한 온정을 전해주고 있었다. 한가정 한 어린이 결연 전화 (866)625-1950 월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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