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서 도저히 용납하기 힘들 정도로 무시되고 있는 게 있다면 포커이다. … 포커에 대한 사람들의 무지는 무서울 정도이다”
19세기 작가 마크 트웨인이 터트린 불평이다. 청년시절 미시시피강을 오르내리는 증기선에서 일을 하며 포커판과 친해진 것인지, 그는 포커에 대해 유난스런 애착이 있었던 가 보다. “진보적이며, 성실하고, 인품 좋은 … 갖출 것 다 갖춘 사람이 어떻게 포커 용어 하나를 모르는지, 그것만으로도 인간으로서 부끄러운 노릇 아니냐”고 그는 너스레를 떨었다.
포커를 아는 게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미국에서는 마크 트웨인이 기뻐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포커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져 ‘포커 열풍’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다.
워싱턴 포스트가 6일 보도한 바에 의하면 현재 미국의 포커 인구는 5,000만-8,000만명. 인구의 1/4이 포커를 즐긴다는 말이다. 그만하면 ‘국민 게임’이라고 할만한데, 그 현상은 멀리 갈 것도 없이 각 가정에서 느낄 수가 있다. 컴퓨터 게임에 매달리던 대학생, 고등학생들이 언제부터인가 여가활동으로 포커에 빠지기 시작했다
남가주 밸리에 사는 한 주부는 얼마 전 뜻밖의 광경을 목격했다. 퇴근해서 집으로 들어섰는데 다이닝룸에 웬 신사들이 주욱 둘러앉아 있는 것이었다. 다시 보니 올해 대학에 진학하는 아들과 친구들인데 모두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 입고는 포커에 몰두하고 있었다.
“보통 아들 친구들이 오면 위층, 아래층에서 전자오락을 하느라 시끌벅적하지요. 그런데 몇 달 전부터 모이면 포커를 하느라 분위기가 달라졌어요”
그날의 정장은 ‘기분 전환을 위해서’라는 게 아들의 설명. 학교에 포커 붐이 일어서 주말이면 여기 저기에서 포커 토너먼트가 열린다는 말을 전해들은 것은 지난 봄 학기부터였다.
포커의 유래는 분명하지가 않다. 프랑스의 전통 게임인 ‘포크’가 원조라는 주장도 있고, 5명이 25장의 카드로 놀이를 하는 ‘아스 나스’ 라는 페르샤 게임이 원조라는 설도 있다.
미국에서 설득력을 갖는 주장은 뉴올리언스에 정착한 프랑스인들이 포크 놀이를 하던 것이 포커로 발전, 미시시피강과 오하이오 강의 증기선을 타고 북상하고 마차와 기차를 타고 전국으로 퍼졌다는 설이다.
지금 포커 붐의 일등공신은 인터넷과 TV. 실전 경기를 보여주는 TV 프로그램과 언제 어느 때나 게임을 할 수 있는 온라인 프로그램이 포커 인구를 급증시키고 있다. 문제는 TV와 인터넷을 타고 포커 연령층이 10대로까지 낮아지는 것. 포커가 두뇌 회전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있는 가 하면 중독의 위험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
<권정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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