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잡는 해병이라고 불리게 된 것은 51년 7월 경 강원도 인제 도솔산 전투에서부터 시작된 말입니다.
해병대 3기 조제범(북가주 재향군인회 부회장)씨는 해병대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전투가 바로 도솔산에서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도솔산은 당시 북한 최정예군이 지키고 있는 난공불락의 요새로 금강산 줄기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생포한 북한 포로의 진술에서 알 수 있듯이 도솔산과 함께 죽으라는 명령을 받고 전투에 임했을 정도로 이들의 각오는 비장했었다고 조씨는 설명했다.
국군 사단 병력이 이 고지를 탈환하려다 희생됐을 정도로 악명 높은 지역에 해병대 1개 전투단(사단과 여단 사이)이 육군과 임무를 교대, 전투에 돌입했다.
작전지역에서 도착한 조씨를 맞은 것은 널려있는 국군의 시체와 여기저기에서 울부짖는 부상병들의 살려달라는 외침이었다.
도솔산 꼭대기 2개의 봉우리에 북한군이 구축한 방어망은 뚫리지 않는 강철판과 같이 보였다는 조씨는 산 위를 향해 올라갈 때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총탄과 포탄에 무수한 전우들이 숨졌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다친 전우를 끌어안고 구르다시피 해서 밑으로 내려오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지금 이렇게 살아 있는 게 기적입니다.
그렇게 1차 공격이 실패로 끝나고 2차 공격에 나선 것이 2주일 후, 주간 공격이 어렵다고 판단해 야간 공격으로 전략을 수정, 흰 수건을 찢어서 양팔에 감아 아군과 적군을 식별하기로 하고 기습공격에 나섰다고 조씨는 설명했다.
야음을 타 적진 앞까지 갔지만 이를 눈치챈 북한군의 반격은 필사적이었다며 사상자가 속출하고 당시 그곳은 아비규환의 지옥이었다고 조씨는 말했다.
이어 그는 날이 밝아와 육탄공격을 펼치면서 어렵게 제1목표를 점령하고 이를 시발점으로 몇 날 몇 일 전투를 벌여 마침내 전 고지를 탈환, 태극기를 정상에 꼽고 눈물을 흘렸다며 그때의 감격이 생각나는지 목소리가 바르르 떨렸다.
전투 시에 두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두렵지 않았다며 무서움을 타면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수도 없고, 군인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야기를 마치고 조씨는 우리세대가 목숨을 바쳐가면서 이룩한 자유라며 그런데 요즘세대는 그 아픈 기억들을 너무 쉽게 잊고 있는 것 같다면서 안타까움을 못내 떨치지 못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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