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역만리 차가운 바닷물을 헤치고 찾아오는 우리의 자식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먹이지 못하고 보내서야 되겠습니까?
오는 11월 1일(월)부터 3일(수)까지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는 본국 해군순항훈련함대 장병들을 위한 교민환영만찬이 자금부족을 이유로 취소돼 뜻 있는 한인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상항한인회(회장 유근배)는 지난 12일 단체장회의를 열어 4년 만에 다시 이곳을 찾는 해군사관생도와 장병들을 위한 환영행사를 결정한 바 있다. 이 때 단체장들은 ‘교민 환영위원회’를 구성, 입·출항시 부두에서 열리는 환영·환송식은 물론 도착 첫날 저녁(11월 1일) 오후 6시 30분부터 교민환영위원회 주최 리셉션을 갖기로 결의했다.
동포 환영 리셉션은 해사생도 176명을 비롯한 해군장병 500여명, 그리고 일반동포 5백여명 등 1천여명이 참가해 자랑스런 본국의 아들딸을 격려하며 고국을 그리는 뭉클한 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한인회는 지난 18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동포환영 리셉션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제24대 한인회장 선거를 위한 선관위원장 선출 등의 안건에 묻혀 이처럼 중요한 행사의 취소가 유야무야 처리됐지만 뒤늦게 이 소식을 들은 많은 한인들이 행사취소를 아쉬워하고 있다.
취소이유로 유근배 한인회장은 함대 방문기간에 미국의 대통령선거와 한인회장 선거, 그리고 한상대회 등이 끼어있어 날짜가 잘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회장은 또 트레저 아일랜드에서 환영리셉션을 하려면 장병수송을 위한 버스비용과 장소사용료 등 1만7천여달러가 소요돼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면서 한인단체들에게 각각 1천달러씩 지원을 요청했지만 해병전우회(회장 계용식)와 몬트레이한인회(회장 오영수) 이외에는 협조가 없다고 말했다.
북가주 한인사회가 리셉션을 취소했지만 해군측은 도착 첫날의 함상오찬, 그리고 둘째날 저녁에는 함상 리셉션을 열어 단체장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연다. 또 11월 1일 저녁에는 정상기 총영사가 해군지휘부 및 단체장 등을 초청해 만찬을 열 계획이다. 이처럼 정부나 해군측은 모두 3차례나 동포대표들을 ‘대접’하는데 반해 북가주 한인사회는 부두행사 이외에는 특기할 만한 행사가 열리지 않게 된다.
4년 전 7백여명의 해군장병들이 이곳을 찾았을 때 범 교민 환영행사를 열었던 이정순 전 한인회장은 주인이 오는 손님에게 밥은 먹여서 보내야 하는데 환영리셉션을 취소한 것은 아쉽다면서 단체장 회의에서 결정된 것을 (한인회) 혼자서 취소결정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 전 회장에 따르면 4년 전 피어 32 인근 건물에서 열린 환영 리셉션은 영사관에서 5천달러를 보조하고 북가주 각 단체와 교회에서 후원을 받아 약 8천달러의 예산으로 1천여명이 참가한 성대한 리셉션이 열렸다.
당초 오는 11월 1일 저녁 환영리셉션에서 음식 서빙을 맡기로 했던 나라사랑어머니회의 권욱순 회장은 1천명분 음식에 4천달러의 비용은 줄여서라도 준비할 수 있고 임원들이 일부를 낼 수도 있다면서 사병들에게 한끼라도 해주면 좋겠는데 취소가 됐다니 아쉽다고 말했다.
상항총영사관의 조병제 부총영사는 해군측에 (환영리셉션 취소 등) 계획변경을 통보했다면서 4년 전과 같이 영사관에서 5천달러는 보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곳 외에 LA와 뱅쿠버 등지를 순항하는 3척의 해군함대를 위해 다른 지역에서는 교민환영 리셉션 등이 열릴 예정이어서 자칫 북가주만 인심이 메마른 곳이란 인상을 줄까 걱정된다고 한인들은 입을 모았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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