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웃 속으로… ■ 훈훈한 연말을 위한 시리즈 4?
▶ 와싱톤중앙장로교회 홈리스 체험 선교단
매 짝수 달 3번째 금요일 오후.
학교를 파한 학생들이 약속 장소에 삼삼 오오 모여든다. 출발시간에 늦지 않으려 종종 걸음이다.
이날은 와싱톤중앙장로교회 청소년들이 워싱턴 DC로 노숙자 봉사 및 체험을 떠나는 날이다.
밴에는 침낭과 음식이 가득 들었다. 음식은 모두 노숙자들 몫이고 학생들은 토요일 한나절을 금식하며 지내야 한다.
중앙장로교회의 교육부와 선교부가 공동으로 두 달에 한 번씩 마련하는 노숙자 체험 프로그램은 작년 8월에 시작됐다.
보통 15-20명의 학생들이 참여했으니 지금까지 100명을 넘었다.
뜨거운 물도 제대로 안나오고 난방도 시원찮은 평화나눔공동체 선교센터에서 지내며 노숙자들과 함께 하는 2박3일간의 시간은 이들에게 특별한 체험이 아닐 수 없다.
첫날은 설레임과 두려움, 막연한 호기심이 뒤섞인 묘한 기분을 억제할 수 없다. 워싱턴 번화가를 지나 차이나 타운이 눈에 들어오고 후미진 골목이 나타나면 놀라움이 더해간다.
그러나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짐을 풀고,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들은 후 급식 봉사로 나선다. 밥만 주는게 아니다. 손잡고 기도하고 찬양하고, 잠시지만 친구가 되어 준다.
술먹고 노래하는 소리, 다투는 소리로 잠들 수 없는 이 곳이 백악관에서 5분 거리라니 믿을 수 없다.
검정색 옷보따리를 하나씩 들고 공원으로 향하는 둘쨋날. 노숙자 체험을 실제로 느껴보는 기회다. 선교센터로 돌아올 때까지 배고픔이 졸졸 뒤를 따라 다니며 괴롭히지만 노숙자들을 위해 준비한 샌드위치를 먼저 나눠주는게 먼저다.
저녁을 먹고 나면 에세이를 작성하는 시간. 누가 뭐라고 설교한 적도 없는데 2-3페이지를 너끈히 써낸다.
마지막 날인 일요일 노숙자들과 함께 하는 예배는 이 세계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이해 못할 풍경이다.
찬양 소리에 상관없이 코를 고는 사람,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 알콜과 마약으로 점철된 과거를 이겨내고 피아노 반주로 봉사하는 사람, 노숙자 출신으로 목사가 돼 이제는 낮은 자들을 섬기며 살아가는 사람...
홈리스 체험 선교단 코디네이터로 일하면서 매번 학생들을 인솔하고 있는 정정호 집사는 “학생들에게 DC 생활은 또다른 경험이며 진실한 감격과 은혜가 넘치는 시간”이라며 “학생들의 참여 열기가 매우 높아 참가 인원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홈리스 체험 선교단은 성탄절이 오기 전에 도미니언 하이스쿨 마칭 밴드와 연합해 홈리스를 위한 음악회를 계획중이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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