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구단인 뉴욕 양키스 입단을 위해 구대성(35)이 11일 델타 항공편으로 뉴욕에 도착했다.
가벼운 스웨터 차림으로 뉴욕 JFK 공항에 도착한 구대성은 자신이 원했던 팀과의 입단 계약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덕분인지 시종 환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8일 플로리다 탬파의 양키스 베이스볼 콤플렉스에서 마크 뉴먼 부사장과 입단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구대성은 그 동안 입단에 필요한 신체검사를 마치고 오는 14일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과의 면담을
위해 이날 뉴욕에 왔다. 양키스는 이날 캐시먼 단장이 구대성과 직접 면담한 뒤 입단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입단 조건은 양키스의 요구로 비밀에 붙여지고 있는데 2년 이상의 장기계약에 300만달러 이상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구대성 측이 구단에 제시한 별도의 조건도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조회를 거쳐 잘 마무리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대성이 양키스에 입단하면 한국인으로는 처음이며 동양인으로서도 이라부 히데키, 마쓰이 히데키(이상 일본), 왕첸밍(대만)에 이
어 4번째다. 또한 이상훈에 이어 두 번째로 한미일 3개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된다.
대전고, 한양대를 졸업하고 93년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에 입단한 구대성은 183cm, 82㎏에서 나오는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를 앞세워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한국을 대표하는 왼손 투수로 활약했다. 96년 최다승(18승3패)과 최다구원(24세이브40세이브포인트) 투수에 올랐으며 99년엔 팀을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올려놓고 자신은 MVP를 차지했다.
2000년까지 61승57패150세이브 방어율 2.79를 기록한 구대성은 그해 시드니올림픽서 일본을 상대로 1실점 완투승을 거둔 뒤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다. 퍼시픽리그 오릭스 블루웨이브에 3년간 계약금 5억엔(50억원)을 받고 입단했으며 지난 4년간 23승34패의 성적을 거뒀다.
양키스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먼저 3번을 이기고도 4번을 내리진 원인의 하나가 불펜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왼손 투수이자 노련한 구대성을 스카우트한 것이다.
이날 뉴욕에 도착한 구대성은 양키스의 극동담당 스카우트인 존 콕스씨가 마중을 나와 대기
하던 차량으로 숙소로 이동했다. 구대성 측은 양키스의 요구도 있고 정식 계약을 한 상태가 아니어서 숙소 등을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입단 조건 등 마무리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음은 공항에서 구대성과의 일문일답.
- 뉴욕에 온 소감은?
▲아직 좋은지 나쁜지 모르겠다. 다만 좋은 야구팀에서 뛸 수 있게 됐다는 생각뿐이다.
- 협상 진행은?
▲현재까지 협상에 어려움은 없다. 에이전트인 조동윤씨 등이 잘 알아서 도와주고 있어서 호텔 방에서 뒹굴기만 했을 뿐이다(웃음). 아직 계약이 끝난 게 아니어서 현 단계에서는 뭐라고 말할 수는 없다.
- 몸 상태는 어떤가?
▲현재 컨디션은 특별하게 나쁜 데는 없다. 직구 시속은 144~145km 정도가 나오고 있으며 양키스에 입단하게 되면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뛰겠다는 생각뿐이다.
- 신체검사 결과는?
▲플로리다 탬파에서 3시간 동안 정밀 신체검사를 받았다. MRI에서부터 X레이, 피검사, 소변검사 등을 했고 담당 전문의가 다리와 무릎, 어깨 상태를 점검했다. 결과를 알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몇 가지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괜찮다는 합격 판정을 받았다.
- 양키스에서 어떤 보직을 원하는가?
▲전적으로 구단에서 결정할 일이다. 선발이든 마무리든, 불펜이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
해 열심히 뛸 각오다.
- 일본 프로야구에서 미국 선수들과도 상대했는데.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미국 용병들은 메이저리거가 아니어서 뭐라고 설명하기가 어렵다. 이들과 상대해 이길 때도 있었고 또 얻어맞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야구선수들의 실력은 모두 백지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메이저리거라지만 붙으면 해볼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양키스의 일본인 선수 마쓰이와는 대결해 봤나?
▲일본에 진출하자마자 마쓰이가 양키스에 입단해 정면 대결할 기회가 없었다. 다만 올스타전에서 딱 한번 맞붙어 2루 땅볼로 처리한 적이 있다.
- 앞으로 계획은?
▲현재로서는 양키스 입단도 확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뭐라 말할 수 없다. 더구나 입단해서도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느냐 마이너리그로 추락하느냐 하는 판에 나중 일을 생각할 여유도 없다. 우선은 양키스에 입단해 주전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당면한 최대의 목표다.
<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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