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 울린다. 장소도 관계없다. 옆에 누가 있던 상관이 없다. 웃고, 소리지르고 혼자 난리다. 사람들마다 뭐라고 중얼거리며 길을 걷는다. 셀 폰이 일반화 된 이후의 세상 모습이다.
휴대폰 없다. 나 그런 거 사용할 줄 모른다. 이런 사람을 뭐라고 부른다고 하던가. 희귀종이란 말도 모자라 ‘지구상에서 가장 급속히 사라져가고 있는 종’이라고 하던가.
나이께나 든 분들에게는 이 셀 폰이란 게 귀찮기 그지없다. 우선 글자가 작아 잘 보이지 않는다. 그 작동 법 터득도 만만치 않다.
그러므로 50대 중반이후 연령층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은 셀 폰 휴대를 기피하고 있다. 그도 그런데 점점 어려워지는 세상이 되고 있다. 안 들고 다니면 사회적으로 둔감한 인간이란 소리나 듣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에게는 아예 삶의 일부다. 단순히 목소리로 안부를 전하는 전화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특히 10대들이 그렇다.
셀 폰은 이들에게 있어 바로 생활의 스타일이다. 유행이고 패션의 액세서리다. 친구를 만나고, 정보를 교환하고, 게임을 즐긴다. 이 모든 걸 셀 폰으로 해결한다.
셀 폰 인구는 이제 2억 고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리고 젊은 세대에서 그 수요는 폭발적이다. 그 시장이 그래서 무궁무진하다는 것. 미국의 상황만 이야기해도 이렇다.
동북아시아, 유럽 등지는 셀 폰에 관한 한 미국보다 선진국이다. 그래서 나오는 말이 ‘셀 폰은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는 거다.
사회의 에티켓 개념이 달라진다고 한다. 집과 직장, 다시 말해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한 개인의 정체성에대한 개념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셀폰은 또 무엇을 바꾸고 있을까. 정보의 일방 통제를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자보가 있었다. 라디오가 있었고, 카셋이 있었다. 그 다음 팩스 머신이 있었고, 이제는 휴대전화가 있다. 무슨 말인가. 아무리 정보유통을 막아도 정보는 전달되게 마련이다. 그 정보통제에 저항하는 미디어 역할을 초기에는 등사판이 했다. 70년대에는 카셋이, 그리고 90년대에는 팩스머신이 그 역할을 했다.
지구상의 마지막 스탈린주의 체제 북한에서 그 역할을 셀 폰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화벌이 등으로 외국과 직접 접촉을 하는 북한인 중 2만여 명이 셀 폰을 휴대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외국과의 직접 통화를 통해 온갖 정보를 듣고 그 정보는 북한 전역에 급속도로 전해지면서 그 체제는 안에서부터 균열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셀 폰이 다음에는 무엇을 바꿀까.
<옥세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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