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한국 영화의 할리웃 진출이 풍성한 한해였다. 미 영화 역사상 한국 영화가 미 주류극장에서 가장 많이 상영된 해 중의 하나로 기록됐다. 지난 몇 년 동안 할리웃의 미 주류극장에서 개봉된 한국 영화는 한해 1~2편 정도에 불과했는데 작년에는 5편이 상영되었다. 각종 영화제 출품작을 합하면 10여편이 될 것이다.
한국 영화 감독들의 LA 방문도 줄을 이었다. 김기덕, 강제규, 박찬욱, 심형래, 이황림씨 등 한인들에게도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유명 감독들이 LA에서 한국 영화 홍보에 열을 올렸고 영화 촬영도 했다.
LA타임스 등 주요 언론들은 할리웃에 상영된 한국 영화에 대한 리뷰를 심심찮게 실었으며, 한국 영화 감독을 인터뷰한 특집기사들을 내보냈다. 작년은 한국 영화가 할리웃에 본격적으로 노크를 시작한 원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미 영화계와 관객들의 호응도 의외로 괜찮은 편이었다.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예상외로 할리웃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한국 영화 사상 미주에서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웠다. 이 영화 관객들의 대부분은 순수 미국인들로 한국 영화의 할리웃 성공 가능성을 열어준 셈이다.
흥행성 문제로 외국 영화들의 상영에 ‘조심성’을 보이는 할리웃의 주류극장들도 한국 영화에 대해서 인색하지 않고 선뜻 영화관을 내주었으며,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를 상영한 영화관들은 지난해에 반짝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중국 및 동남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배우 장동건을 보기 위해 중국계 관객들이 상당수에 달했고, 일본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배용준이 주연한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일본계 관객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뒷소문이 들리기도 했다.
이같이 지난해에 한국 영화는 중국 무협영화 ‘와호장룡’처럼 미 전국에 개봉되어 ‘대박’을 터뜨리지는 못했지만 극장가에서는 화제를 뿌렸으며,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작품의 우수성을 인정 받고 있는 한국 영화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신년에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미 개봉을 기다리고 있고 심형래 감독이 LA와 한국을 배경으로 ‘이무기’를 소재로 제작한 공상과학 영화 ‘디 워’, 기형으로 태어난 원숭이와 한 가족의 사랑을 그린 이황림 감독의 ‘다이고로야 고마워’ 등을 비롯해 다수의 한국 영화들이 할리웃을 노리고 있다.
배용준이 출연한 드라마 ‘겨울 연가’가 일본에서 한류 열풍을 일으킨 것처럼 이같은 한국 영화들이 할리웃에서 뜨면 한류 열풍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어쩌면 영화 자체가 대박을 터뜨릴 수 있고, 영화 배우들이 열풍의 중심에 설 수도 있다.
신년에는 한국의 우수 영화들이 할리웃을 점령해 한국을 찾는 미 관광객들이 늘어날 정도로 거센 한류 열풍을 기대해 본다.
문태기 특집 1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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