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했다
SAT준비 ‘왕도’ 없다
단기간에 향상 안돼… 평소 학교공부 충실히
요즘 신문은 대학 진학에 대한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들을 많이 취급해 주어서 학부모들에게 도움이 되지만, 7-8년전 내가 딸을 키울 때만 해도 그런 자세한 교육 정보는 흔하지 않았다. SAT란 말은 많이 들었는데 그게 SAT I과 SAT II로 나눠지니 도대체 어떻게 다른 건지. 성적표 과목 앞에 복잡하게 따라 붙어있는 AP, IB, Honor들이 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와중에 드디어 딸이 11학년이 되어 SAT 시험을 쳤다.
첫 시험 점수에 만족하지 못한 아이가 학원에 등록하여 8주를 공부한 후 시험을 보더니 처음 점수보다 정확히 100점을 더 받아왔다. 그리고 더 이상 성적은 오르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아들이 그 나이가 되니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 나름대로 이론을 세웠다.
(SAT란 게 과연 무엇인가? 말 그대로 실력 테스트다. 실력이란 게 단시간에 이루어지나? 절대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수학은 단순한 훈련으로 단시간에 성적을 올릴 수 있지만 영어는 짧은 시간 투자로 정복되지 않는다. 영어를 위한 장거리 경주 준비를 하자)
그리하여 9학년 들어가면서부터 단어 공부시킬 방법을 찾아보았다. 다행스럽게도 아들은 읽는 것을 좋아하여, 신문과 잡지를 많이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니 자연스럽게 많은 단어들을 습득하는 것 같았다. 11학년이 되어 SAT I 시험을 보니 그런 대로 성적이 괜찮게 나왔다. 그러나 문제는 9, 10학년 때는 얌전히 공부하던 아이가 11학년이 되어 차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본격적인 사춘기를 하느라고 학교 공부에 소홀해져 버린 거였다.
‘하나님은 왜 사춘기를 이때 겪게 하실까. 협박이 잘 먹혀드는 국민학생 때라든지, 결혼하고 난 뒤 하게 하시지 하필 대학준비를 해야하는 이 중요한 시기에 겪게 하실까’
몸이 어른으로 자라면서 생기는 홀몬현상 운운을 모르는 바도 아니면서 너무 답답해 이런 억지 소리를 하곤 했다. 12학년이 되어 대입 원서를 쓰면서 GPA를 떼어보니 성적이 9학년부터 11학년까지 완전한 하향 곡선이라 본인도 큰일났다 싶은지 시험을 한번 더 치겠다고 했다.
“그만 두어라. 아들아, 그나마 잘 받아둔 성적 깎아 먹을까 겁난다. 그냥 이대로 고이 있자구나” 아들은 마음이 급한지 시키지도 않은 학원에 등록해 열심히, 정말 열심히 다니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시험을 치고, 결과가 나온 날 고함을 치며 나를 불렀다. “엄마 1,600점 퍼펙 스코어 받았어” 학원 가기 전과 비교해보니 정확히 80점이 올랐다. 더 올라갈 곳이 없어 80점이지 그것도 따지고 보면 100점 오른 셈이다.
내가 왜 이런 말을 하느냐 하면, 요즘 주위에서 너무 SAT, SAT하면서 무슨 특별한 과목인 것 처럼 야단들인데, 그게 절대로 특별하지 않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다. 평소 학교 공부에 충실하며 실력을 쌓는 것이 바로 SAT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어서다. 결국 자기 실력에다 시험치는 요령 터득과 훈련으로 100점 정도를 더 올릴 수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요즘은 또 에세이까지 첨부되었다니 그게 어디 단시간에 얻어지는 실력일 수가 있나. 며칠 전 아이가 이제 겨우 9학년인데 SAT 준비한다며 닥달하고 있는 젊은 엄마를 보며 안타까웠다. 그 아이가 정작 시험칠 때가 되면 얼마나 지칠까. <다음 주에 계속>
류 민희
<전 서니힐스고교 한인학부모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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