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도 합동야유회 및 어버이 은혜 큰잔치 성료
충청도 종합 우승, 99세 최이순씨 장수상
시카고 한인동포들이 모처럼만에 한자리에 모여 대규모의 의미있는 야외행사를 가졌다.
8일, 미시간 호변 몬트로즈 하버에서 열린 제1회 8도합동야유회 및 어버이 은헤 큰잔치에는 1천5백여명의 한인들이 참석, 출신배경과 나이, 성별을 초월한 만남의 순간을 즐겼다. 시카고 한인사회 40여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각 도의 이름이 걸린 부스에 나눠 앉아 때론 함께 즐기고, 때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자리였지만 결국에는 한인동포들은 모두가 하나라는 화합과 우정의 장으로 이어졌다.
행사를 주최한 한인회, 주관 팔도향우회, 진행을 주관한 이북 도민회 연합회 등 주최측에서 준비한 프로그램도 다양했다. 링컨, 일심, 샴버그, UFC 등 커뮤니티내 축구팀들은 이날만큼은 8도를 대표하는 팀으로 나뉘어져 각도의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의 함성을 뿜어냈다. 줄다리기 순서에서는 남녀 노소 할 것 없이 20여명에 달하는 각도의 대표 선수들이 출전해 한치의 양보도 없는 힘겨루기를 즐겼다. 3KM 단축 마라톤은 평소 뛰던 출전자들은 뛰고, 그렇지 않은 출전자들은 걸음으로 참여하는 등 경쟁과 순위를 벗어난 우정 나누기 형식으로 치러졌다. 마라톤 경기는 특히 반환점의 명칭을 독도로 명명,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한국인들의 외침을 나타내기도 했다. 군데 군데 흩어져 펼쳐진 윷놀이 경기에서는 윷이야, 모야를 외치는 출전자들의 목소리가 이어 졌으며, 노래자랑에서는 각도의 숨은 재주꾼 10여명이 참가해 평소 갈고 닦았던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 박수갈채를 받았다. 특히 강원ㆍ제주 대표 순서에서는 응원단 10여명이 무대 아래에 포진, 즉석 댄스를 흥을 돋우기도 했다. 행사 무대 한쪽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풍선 만들기가 분주하게 전개됐다.
이날 축구대회는 함경도가 우승, 영남이 준우승을 차지했으며, 줄다리기는 강원ㆍ제주가 함경도를 2대0으로 누르고 1위에 올랐다. 골인 지점에 도착하기만 하면 1점씩을 획득하게 되는 5Km 단축 마라톤 경기에서는 충청도 대표로 참가한 이재구씨가 첫 테이프를 끊었고, 노래자랑에서는 열띤 응원전을 곁들인 강원ㆍ제주 팀이 1위를 차지했다. 윷놀이 대회는 함경도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응원상은 황해도가 받았다. 이같은 순위를 바탕으로 경기결과를 집계한 결과 종합 우승은 충청도에 돌아갔으며, 2위는 함경도, 3위는 황해도가 차지했다.
어버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시상 순서에서는 올해 99세의 최이순 할머니가 장수상을, 김기동ㆍ김태분, 김승환ㆍ김경이씨 부부가 부부 금실상을 받았다.
행사 준비를 위해 실무, 후원 등의 형식을 참가한 인원 및 기관 단체도 적지 않다. 이날 행사가 마련되기까지 10여개월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 가운데 실무에 투입된 준비인원도 20여명에 달했다. 예산은 2만여달러 정도가 들었다. 참가 향우회는 호남향우회, 강원ㆍ제주, 영남향우회, 평안도민회, 황해도민회, 함경도민회, 서울ㆍ경기도민회, 충청도민회 등이며, 각도의 회장들은 당연직 준비위원으로 참여했다.
후원 업체도 많아 본보가 특별 후원사로 참여했으며, 포스터은행, 대한항공, mb파이낸셜 은행, 한인미용협회, 중외갤러리아, 한미식품, 한인사회발전협의회, 중앙은행, 식품주류상협회, 프로자동차 등이 많은 업체 및 단체들이 후원했다. 일리노인한의사협회에서는 당일 선수와 노인들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 검진을 실시하기도 했다. 행사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경품 또한 푸짐하게 마련됐다. 본보에서는 한국 왕복, 국내왕복, 6개월 무료 구독권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했으며, 타 기관단체에서도 TV, 항공권, 음이온 가습기, 건강 베개, 쌀 등 다채로운 물품들을 내놓았다.
행사에 참가한 한인들은 모처럼 온 동포가 한자리에 모였다는 사실에 기쁨과 즐거움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었다. 스코키 거주하는 최지연(29세, 서비스업계 종사)씨는 “이국 땅에서 이처럼 많은 한인들이 모였다는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버논 힐스 거주 스캇 리(33세, 한의사)는 “오랜만에 노래자랑도 하고 운동도 하니 기분이 좋다. 그동안 이처럼 많은 한국 사람들이 모일 기회가 많지 않았었는데 앞으로도 이같은 자리가 더욱 많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호프만 에스테이츠 거주 정근호(44세, 자영업)씨는 “이렇게 한국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는 처음 나온다. 이런 행사가 자주 마련돼야 1세들과 1.5, 2세들이 세대 차이를 좁힐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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