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정적 보수주의를 표방하던 백악관은 마침내 ‘리얼 아이디 법안’을 지지한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연방 하원에서 압도적으로 통과된 이 법안이 이제 상원에서 통과되면 서류미비 이민자들에게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하게 된다.
이 법안은 그동안 반 이민을 주장하던 보수적인 정치인들에 의해 입법화 과정에 있었던 법안으로 미국판 주민등록증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합법체류에 대한 증빙이 있어야지 자동차 면허 도 낼 수 있고 집을 얻을 수도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것이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대안을 내놓아야 하는데 그 대안은 모두 다 추방한다는 것 이외에는 아직까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지금 의회에는 친이민자 정책을 감히 주장하는 정치인들이 드물다. 모두 반이민 정책을 주장하는 정치인들의 목소리뿐이다. 특히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서류미비 이민자들이 설 수 있는 자리는 거의 없어지고 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미국으로 온 서류미비 이민자들도 있지만 이 곳에서 생활 근거지를 만들고 자녀들까지 있는 서류미비 이민자들에게는 참으로 암담한 상황이다.
그동안 수많은 이민자 단체들과 활동가들이 이러한 것을 예견하고 끊임없이 정치권에 호소를 하였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진행되고 있다.
9.11 이후 부시 행정부는 미국의 중산층에 대한 애국주의를 고취하는데 공을 들였다. 역사적으로 보면 작은 나라나 집단의 애국주의는 생존을 위한 것이지만 큰 나라의 애국주의는 항상 소수와 이웃의 작은 나라들에게 고통을 가져다주었다. 그 대표적인 예로 히틀러 치하의 유대인들, 그리고 이웃한 폴란드의 고통이었다.
그동안 소수계와 이민자에 대해서 그나마 관대했던 미국의 중산층들이 그 관대함을 버리고 배타적인 애국주의를 선택했다. 그리고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신음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자 했던 미국의 기독교가 이들 중산층과 함께 애국주의를 선택함으로 인해 1,000만명이 넘는 서류미비자들을 위한 관용의 마음보다는 배격주의가 그대로 미국의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요일이면 교회에 나가는 우리의 이웃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이제는 교회에서 이들을 위한 기도를 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도가 배타적 애국주의를 선택한 미국의 중산층과 기독교인들에게 영향을 미쳐야 한다.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박애와 관용을 베풀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지금의 이민자들, 특히 서류미비 이민자들은 가장 힘들고 고된 노동으로 미국의 더럽고 어두운 곳을 깨끗하고 밝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경제활동으로 매일 판매세를 내고 있고 자신의 주급에 대한 세금을 내는 사람들도 무척이나 많다. 그러나 그들은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누리고 있는 혜택은 받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조만간 부시 대통령의 정신적 스승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대전도 집회가 있다고 하니 이 기회를 빌어 한인사회의 기독교인들이라도 당일 서류미비 이민자들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기도를 했으면 한다.
김동찬
뉴욕 유권자센터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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