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할 용의가 있다. 하루 16시간 일하는 것쯤은 보통이다. 남의 감정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란 철칙에서 좀처럼 양보하지 않으면서.
어떤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일까. ‘주변 기업인’(marginal businessman)으로 불리는 사람들이다.
새로운 땅을 찾아왔다. 쉽게 돈벌이가 되는 일은 먼저 온 사람들이 차지했다.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는 노릇, 무언가를 해 부를 일구어야겠다.
이 상황에서 첫 번째 다지는 각오는 남보다 배 이상 일을 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중심부로의 진출은 어렵다. 그러므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주변부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한다.
새로 이 땅에 온 이민그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업인형이다. 한 마디로 억척이다. 돈에 대해서는 아주 집요하다. 돈은 바로 생존과 이어지고 또 성공의 척도가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짧아서 십 수년, 이런 세월을 지낸다. 그 결과 부를 이룩한다. 보통 있는 주변 기업인의 성공담이다. 이들은 때로 오직 돈만 아는 ‘샤일록’ 같은 존재로 비친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인간형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는 그러나 어디까지나 부정적 측면에서의 시각. 긍정적으로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들은 ‘미국이라는 거대한 파이’를 키우는 사람들이다. 그 때에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렇지만 매달린다. 끈질긴 노력과 남다른 통찰력으로 그 비즈니스에 성공했다.
이로 끝나는 게 아니다. 한 가지가 더 있다. 주변 기업이던 그 비즈니스가 어느덧 미국의 주력 산업이 된 것이다. 초창기에는 유대계의 주변 비즈니스에 불과했으나 세계적 산업으로 성장한 영화산업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런 성공담이 끊임없이 이어져 오면서 미국 기업의 지평은 계속 확장돼 전 세계를 지배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들은 말하자면 아메리칸 드림의 주인공들이다.
주변 기업인 이야기가 길어진 건 다름이 아니다. 미국의 계층간 소득 격차가 날로 벌어지면서 계층간 이동 가능성도 과거에 비해 퇴보하고 있다는 연구가 나와서다.
말하자면 부의 대물림이 전 미국적 현상으로 자리잡으면서, ‘기회의 땅’ 미국이란 신화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다.
왜 이런 현상이 왔을까. 여러 가지 설명이 나온다. 가장 큰 원인은 주변 기업인 정신의 실종에 있지 않을까 싶다. 힘들고, 위험하다. 그러나 마다 않고 달려들어 그 비즈니스를 키우는 정신 말이다.
이게 그런데 미국 사회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다. 맨손으로 와 성공한 한국형 이민신화가 언제부터인가 잘 들리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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