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글에 각 지역 한인사회 조직들이 민원부를 설치해줄 것을 부탁한바 있다. 이 주제넘은 발언은 지금 어떤 일개 사건을 보고 즉흥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25여년간 미국 생활을 하며 숱하게 지켜보고 실지로 내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준 한인들의 딱한 상황들을 상기하기 때문이다.
한인들이 당하는 일들은 종종 무지나 어설픈 말주변에 인한다 할 수 있다. 마냥 잘봐달라 사정하거나 제대로 안되면 마구 화를 내며 소리치는 것 등 - 두가지 다 미국 주류사회에선 절대로 안 통하며 미국식 처리가 필요하다.
일례를 들어보겠다. 북가주 오클란드 지역에 거주하는 모씨는 55세의 나이에 가주로 이사왔다. 시카고에서 21년간 상업트럭 운전사로 일했었는데 지난 2년간 아무리해도 영어판 뿐인 상업 운전자격 필기시험때문에 트럭 운전 면허를 딸 수 없어서 생계가 막연했다. 통역을 구할 수 없어서 대학생 아들을 데려갔더니 직계가족은 안된다고 아무리 사정해도 거절당했다한다.
그 사정을 듣고 내가 그 지역 차량국에 전화 한통으로 이틀만에 해결해주었다. 경황은 이렇다. 담당국 총책임자에게 내가 정중히 얘기했다 - 이 분은 시카고에서이미 해당 직종에서 21년간 일했으니 충분히 자격이 있지 않은가. 단지 영어판 시험 해독을 못해서 생계를 잇지 못하게 됐는데 시민을 보호하는 정부의 정책에 부적절하지 않겠는가. 이분에게 지체없이 통역을 제공해달라. 아니면 아들에게 통역을 허락하라. 전문지식이 없는 어린 아들은 통역이상 도울 수 없다. 당신의 직권으로 이분을 도울 수 없겠는가.
정부의 소비자 보호 정책, 당신의 권한으로 운운하는 나의 순리와 깎듯한 대접에 책임자는 쾌히 합의했다. 이리하여 사흘째 그 책임자에게서 그 한인이 마침내 시험에 합격하여 상업용 트럭 운전면허를 따도록 해결되었다고 내게 연락이 왔다. 그 한인어른도 나에게 한국 사람들이 많이 주류사회에 진출해야 우리같이 못배운 사람도 산다며 고마워했다.
2년 동안이나 생계가 막연했던 사람이 제대로 된 항의어린 청탁 하나로 하루 아침에 모든 게 해결됐던 것이다. 이것이 지역 사회의 적절한 인력활용과 네트워킹의 일례이다. 나는 당시 한인사회에 이렇다할 연분이 없었지만 이런 식으로 내게 오는 청탁들을 수없이 해결해주었다. 나는그 때마다 물어보았다. 주위 한인사회에 이런 일 도와주실 분이 없으신가고. 대답은 항상 없다 였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이제 폭증하는 다각도의 문제해결, 유용한 정보수집과 아울러 한인사회의 권익을 확장하기 위해 한인사회도 주류사회와 당당히 교류를 하며 디지털시대를 자유로히 구사할 수 있는 새 세대 한인들과 손잡고 일하는 탈바꿈을 해야할 때가 온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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