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손댄 사업은 건설업이다. 어느 정도 돈을 모은 다음 미디어 산업에 눈을 돌린다.
빠른 시간에 미디어 산업의 대부분을 장악한다. 자연 뒷이야기가 무성하다. 거물 정치인이 후원했다, 비밀결사단체와 결탁했다 등등.
오늘 날 그는 미디어산업의 황제로 불린다. TV 방송국에, 일간지에, 영화와 비디오를 제작 ·판매하는 업체에, 200여개 영화 상영관 체인점을 거느리고 있다. 거기다가 최대 시사잡지도 소유하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세계적인 명문 축구단 구단주다. 최대 인터넷 백화점도 그의 소유다. 보험에, 금융업까지 장악하고 있다. 한 마디로 재벌 총수다.
누구를 말하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현 이탈리아의 총리다. 뇌물수수, 탈세 등 혐의로 한 때 유죄선고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도 정치적으로 재기해 지난 총선에서 승리했다.
유럽이 떠들썩했었다. 이런 그가 총리가 됐으니. 독일의 언론은 이런 식으로 비아냥거렸다. ‘…그렇다면 독일에서는 독일 미디어 재벌인 레오 키르히가 총리가 되어야 하나…’
미국대사로 기용될 때부터 파다했다. 유엔사무총장이 진짜 목표라고. 그러니까, 한국 외교에서 그렇게 중요하다는 미국대사 자리는 하나의 발판일 뿐, 안중에도 없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유엔사무총장이 됐다고 하자. 그 다음의 목표는 뭘까. ‘그야 알아서 생각하면 될 것 아닌가’- 주변에서 나온 얘기들이었다.
홍석현씨 이야기다.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언론사 사주가 주미대사로 기용됐을 때 벌써 이런 질문이 제기됐고 그 답도 어렴풋이 소문으로 흘러나와 있었으니 말이다.
‘한국의 베를루스코니’가 그의 의중에 있었을까. 너무 유사점이 많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등 복합 미디어 그룹 대표다. 한국 내 최대 재벌인 삼성과 특수 관계에 있다.
한 마디로 경제 권력에, 언론 권력을 쥐고 있는 것이다. 남은 건 그러면. 정치 권력밖에 없지 않은가 그러니….
이른바 ‘X파일’이란 게 폭로됐다. 신문사 사장이란 사람이 1997년 대선주자들과 검찰조직에 금품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나눴다는 대화를 도청한 내용이다.
권언유착 운운하기에도 낯간지럽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니까. 한 가지 주목되는 건 그보다도 이 파일을 통해 드러난 지배계층에 있다는 사람의 멘탈리티다.
돈이면 뭐든지 다 된다. 다 할 수 있다. 그 발상이 극히 몰가치적이다. 그리고 전혀 거리낌도 없어 보인다. 물신숭배에서 비롯된 에고이즘의 극치라고 할까.
‘한국의 베를루스코니’- 이제는 한 여름, 그것도 짜증나는 한 여름 밤의 꿈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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