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자<주부>
2개월 반의 여름 방학도 어느덧 지나고 이제부터 학교 카페테리아 일을 준비할 때가 되었다.
작년 이맘때 교직원 모두가 즐거웠던 여름 휴식을 마치고 돌아와 서로 안부를 하는데 서무담당 매니저가 즐거운 얼굴로 인사를 한다. 방학 중 독일에 가서 결혼을 했단다. 그 매니저가 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터라 결혼이라는 말이 생소하고 의구심이 난다. 늦은 축하로 카드와 선물을 전달했고, e-메일로 감사의 뜻과 결혼 사진들을 받았는데 그것을 보는 순간 가슴이 메어오는 듯 한 충격과 허탈감에 빠졌다.
고 학력의 지성과 헌칠한 미남에 무엇 하나 부족하지 않는 그의 돌출행위가 아깝다는 생각과 소중한 무엇을 잃어버린 듯 한 서운함이라니.. 그는 이번 여름방학 시작을 계기로 사표를 내고 파트너가 있는 독일로 떠났다.
그들의 심벌인 일곱 가지 무지개 색의 깃발이 펄럭이는 캐스트로 스트릿을 지나게 되면 단단한 근육질의 신체 건장하고 잘생긴 남자들이 손을 잡고 걷던지 허리를 껴안고 가는 모습에 한숨만 난다. 해마다 6월이면 캐스트로 스트릿부터 마켓 스트릿 끝 훼리 빌딩까지 그 깃발이 꽂히고 그들만의 축제가 열린다.
10년 전 신혼여행 겸 직장 연수차 이곳에 머물었던 조카내외와 게이 퍼레이드가 있는 날 같이 나가 그 기막힌 장관을 보았다. 해괴망측한 여장 남자들의 제스처며,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몸에 체인을 감고 활보 하는 모습에 고개를 돌리기도 했다.
조카는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며 좋아하는데 수려한 자연이나 유명한 사적들은 언제든지 가 볼 수 있지만 지구상에 흔하지 않은 게이들의 낙원에서, 그것도 일 년에 한번밖에 없는 축제를 본다는 것에 못내 흥분하였다.
그들이 제일 즐기는 할로윈 데이의 캐스트로는 광란의 무대이며 발 디딜 틈도 없이 밀리는 인파 속에서 마시고 춤추며 환희에 젖은 채 가면 속의 그들은 에이즈에 대한 두려움도 잊은 채 축제의 밤을 만끽한다. 자랑스러운 듯 사는 집 창가에 그 깃발을 달고 차 번호판에나 범퍼에도 그 심벌을 붙이고 다닌다. 시의원은 물론시장에까지 도전하는 그들의 막강한 파워는 마리화나를 합법적으로 피우는 제도도 만든다. 골프장 등 공공장소에서 배우자 자격으로 대우 받아야 한다는 그들과 함께 이웃하며 살아가는 현실이지만 새로 부임한 목사님까지 게이일 때의 충격은 결국 교회를 옮기는 결과까지 빗고 말았다.
꽃 가꾸기를 좋아하며 항상 미소를 머금은 평화로운 표정 속, 그 내면의 욕구가 무엇인지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도무지 상상도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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