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하나. 컴퓨터 계통에 종사하는 40대 남성 J모씨. 부부가 맞벌이로 생계를 꾸려 가는, 이민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얼마 전에 큰 맘 먹고 고화질의 평면 TV 한 대를 장만했다. 수개월간 HDTV가 놓인 거실을 마음속에 그려오던 끝에. 어느 주말 한 유명 가전업소에서 물건 보는 눈이 매서운 그에 의해 간택된 제품은 유명 브랜드 50인치 모델.
놀라운 것은 그가 구입한 가격이 시가보다 700여달러나 싸다는 점. 그의 화질 좋은 1,800달러 TV는 몇 주가 지난 지금도 유수의 전자제품 체인에서 2,500달러에 팔리고 있어 그를 흐뭇하게 한다. 그 업체의 세일 전단은 그것도 300달러나 깎아준 가격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그의 이런 횡재는 필요한 물건이 있을 경우 평소 인터넷 등을 통해 품질 좋은 제품을 파악하고, 철저한 시장조사를 해 두는 ‘비범한’ 점 때문에 가능 했다.
어느 저녁 업소에 들른 그는 자신이 마음에 품어온 모델이 ‘반짝 세일’로 시가보다 현저하게 싸게 나왔음을 알고는 바로 구입을 결행했다. 한 술 더 떠 연회비 10달러인 보상 프로그램에 즉석 가입, 12%를 덤으로 할인 받았다.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해당 업체의 크레딧 카드를 신청, 18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까지 누렸다. 뿐만 아니라 지금 보상 프로그램 계좌에는 다음 샤핑 때 쓸 수 있는 55달러가 쌓였다.
사례 둘. 부동산 일을 하는 남성 K모씨는 지난 여름 캐나다 밴프로 휴가여행을 다녀왔다. 관광회사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비행기와 렌터카를 이용해서였다.
그는 길 떠나기 몇주 전 컴퓨터 앞에 앉았다. 서치엔진을 통해 정보의 바다를 이곳 저곳 항해하던 그는 ‘껀수’를 올렸다. 저렴한 가격의 한인 민박집을 찾아낸 것이다. 그것도 밴프 시내 중심가 편리한 곳에 있는. ‘깨끗한 방 2개에 하루 150달러, 아침식사 제공…’ 그 동네 모텔 숙박료가 방 하나에도 최저 200달러를 호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호조건이었다.
즉각 그 곳에 예약을 했고, 그의 4인 가족은 휴가를 알뜰·상큼하게 즐길 수 있었다. 로키산맥 베테런인 주인 아저씨가 꼭 가야 할 곳이라며 찍어준 핵심 관광지 정보도 보너스로 받 았다.
사례 셋. 한 타운은행에서 근무하는 여성 K모씨. 몇달 전 아주 오래 전에 산 다리미가 고장나 난감했던 그는 친척으로부터 솔깃한 귀띔을 받았다. 물건을 산 할인매장에는 몇 년이 지나도 고장난 물건에 대해 환불을 제공하는 규정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바로 달려가 이제는 고물이 된 다리미를 돌려주니 그의 손에 100달러에 가까운 돈이 쥐어졌다. 덕분에 새 다리미를 사고도 돈이 남았다. 이 사례는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한 것이 아니라 해당업체의 넉넉한 고객 서비스 규정을 알고, 활용한 것이다.
요즘 개스 값이 뛰고, 다른 물가도 따라서 뛰고 서민들의 가슴도 뛴다. 대다수 사람들의 봉급은 달팽이 걸음인데….
이번에는 허리케인 카트리나까지 동남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지나갔다. 뉴스가 쏟아져 나온다. 후폭풍이 어떻고, 물류에 미칠 영향이 어떻고…. 여기까지 들으면 소비자들은 더 이상 생각조차 하기 싫다.
이런 시절일수록 ‘정보가 곧 돈’이란 명제가 더욱 절실하다. 암중모색을 해야 할 때가 많은, 이민의 삶을 사는 한인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앞서 이야기한 세 가지 작은 사례는 한결같이 정보의 중요성을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절약의 방법, 스마트 리빙의 방법이 무슨 특별한 사람들만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슨 엄청난 내공이 쌓여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평소 알짜 정보를 꾸준히 그리고 체계적으로 수집해 적극 활용하자. 길은 신문에도, 인터넷에도, 열려 있다.
김장섭 경제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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