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독은 집요함으로 요약되는 영국인의 성격을 표현해 준다. 푸들은 상당히 예민한 성격의 개다. 그 푸들은 바로 프랑스 사람의 감정을 닮았다.
독일 사람들은 상당히 이지적이고 엄격하다. 셰퍼드가 그런 독일인의 성격을 드러낸다. 본심을 알 길이 없다. 중국인의 캐릭터다. 차우차우는 그런 중국인의 성격과 몹시 흡사하다. 개만큼 그 나라 사람들의 독특한 품성을 상징하는 동물이 없다.
자식을 따라 왔다. 그렇게 시작된 미국생활이다. 주중에는 항상 혼자다. 아들과 며느리는 직장에, 손자손녀는 학교에 가기 때문이다.
이 할머니에게 어느 날 친구가 생겼다. 진돗개다. 처음에는 슬슬 피하기만 했다. 눈치나 보는 그 녀석이 그런데 어쩐지 이 할머니의 80여년 인생살이와 맥이 통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였나. 그 녀석과 단 둘이 덩그러니 남아 있을 때마다 할머니는 독백 아닌 독백을 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했다. ‘나는 자식 따라 이 낯선 곳에 왔는데 너는 왜 왔느냐’고.
하여튼 그 녀석을 보노라면 한국에라도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었다고 했다.
쌀쌀하기만 하던 그 녀석이 언젠가부터 할머니에게 은근한 정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눈의 표정이 달라진 것이다. 그렇다고 항상 꼬리치며 아양을 떠는 건 아니다.
스스로의 품위를 지키며 여전히 일정거리를 유지한다. 그렇지만 눈은 할머니의 움직임을 항상 따라다닌다. 조용하고 점잖게.
그러나 이상한 기척만 들리면 순간적으로 변한다. 온 몸이 바짝 긴장하면서, 할머니에 대한 보호본능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그런 그 녀석이 여간 든든한 게 아니라고 했다.
이제는 덜 외롭다. 또 빈집에 혼자 있어도 두렵지 않다고 했다. 그 녀석이 함께 있으므로.
진돗개가 세계적 명견의 반열에 올랐다. 권위를 자랑하는 유명한 영국 캐널 클럽이 두주 전 이 클럽의 197번째 견종으로 공인했기 때문이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 이상의 쾌거로 비유된다. 세계가 진돗개를 독일의 셰퍼드, 영국의 불독 등과 나란히 독립품종의 명견으로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그 까다로운 영국의 전문가들은 그러면 진돗개의 어느 면을 보고 반했을까. 강인함. 영민함. 충성심. 야성. 또 있다. 품위다.
동양적 신비로 묘사될 수 있는 그윽함 가운데 느껴지는 침착한 품성이다. 그 모습은 오랜 수난을 견뎌온 한국인과 어딘가 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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