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트리나의 피해복구 소식이 벌써 언론의 머릿기사에서 사라지고 있다. 늪지대의 물뽑기도 끝나지 않았지만 세상은 그리도 빨리 지나간다. 그래도 그 참사를 보며 느낀 한두가지를 더듬어보며 지나가고 싶다.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기에.
첫째 느낀 것은 우리가 너무 배부르게, 안이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생사가 오가는 극한 상황을 전혀 생각거나 대비하지 않고 무심하게 살고 있다. 참보 즉시 휴가를 취소하며 비상 작전 지휘에 전력투구하지 않고 꾸물거리다가 쏟아지는 비난의 표적이 된 부시 대통령과 내각 고위 관료로부터 시당국의 대피명령을 무시하다 참사를 당한 많은 뉴올린즈 시민들에 이르기까지 너무 무심했던 것 같다. 더구나 상대가 예측불허인 대자연의 힘일 때에...
둘째는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다 담지말라는 미국 속담의 지혜이다. 이점은 물론 하루하루 입에 풀칠도 제대로 못하는 빈민들에게는 적용이 안되겠지만 경비를 아끼느라 보험도 안들고 자영업을 하다가 생계를 잃게 됐다는 많은 한국인들의 딱한 처지를 보며 느끼는 것이다. 다른 지역에 사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상황을 맞을 수 있는 것일까.
나는 이 두가지를 오래 생각해보았다. 우리가 배부르게 산다는 것은 얼핏 들으면 천만다행이지만 인간적 정서적 차원에서 생각해본다면 슬픈 일일 수도 있다. 우리의 마음이 고픈 시절에는 이웃의 고통이 곧 나의 고통이고 이웃의 걱정이 곧 나의 걱정이 될 수 있었지만 배부르게 살적에는 남의 고통에 나몰라라 무감각해질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내일의 큰 어려움에 대비하기 보다는 오늘 눈앞의 한줌 영욕에 눈이 어두워지기 마련이다. 우리는 내일을 생각하며 살고 있는가.
우리 한국인들은 눈에 보이는 살림 불리기를 유난히 좋아한다. 조금만 잘 나가도 큰 집 불리기로 시작해서, 불안한 투자에도 평생 모은 돈을 쏟는가 하면 무리한 업체불리기에 뛰어든다. 그러다 조금만 일이 잘못나가도 휘청거리거나 망하여 십년공부 도로아미타불이 되기도한다. 조금만 더 확실하게 모으며 조금만 덜 불려도 됐을 것을... 이것이 계란은 한 바구니에 모조리 다 넣지 말라는 속담의 지혜이다. 그 바구니가 밀치거나 쏟아지거나 하게되면 그속에 든 계란은 깡그리 다 깨어진다.
이 기회에 우리도 살림이나 사업을 조금 추스려보면 어떨까. 내 삶의 계란이 모두 한 바구니에만 몰려있는지, 내 생계가 내 가족의 미래에 한순간에 다 떠내려갈 수도 있는지, 한번 돌아볼 일이다. 뿐 아니라 극한 상황이 닥치면 내 살림은 내 사업의 가장 중요한 것들은 한순간에 추스려 피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는지, 우리 삶의 규모를 추스리고 재정비를 해야겠다. 생각해보면 그런 경종을 우리에게 울려주는 기회를 가진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다.
자고 새면 은행이 문을 닫던 1930년대 대공황시절에는 은행에다 비축금을 묻어두는 일이 경제적 자살행위였다. 현재는 은행은 안정되었으나 역사적인 저금리 시대로 많은 사람들이 유통자산을 주식이나 부동산에 다 묻어두는 추세다. 주식도 부동산도 내일을 알 수 없음을 배웠다. 그러니 지금 시절에는 비상용 유통자산을 조금은 은행에 비축해두 걸로 생계 계란의 일부를 다른 바구니에 넣어야 할것 같다. 단순하기 짝이 없는 생각이나 진리는 언제나 단순하다.
뉴올린즈 사람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믿을 수 없이 자연앞에 우리가 나약함을 느낀다. 내일 다시 짓는다해도 언제 다시 무너질지 모르는 방축, 늪지대, 그사람들은 정녕 탈출할 수 없는 것일까. 우리의 환경은, 삶은 과연 얼마나 안전한 것일까. 우리는 언제 일어날지 모를 뿐, 다시 일어나는 것만은 확실하다는 대지진 지대인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지 않은가.
과거는 지난 것이지만 또한 우리 앞에 놓인 일이기도 하다. 역사는 되풀이되고 어리석은 자는 지난 과오를 되풀이 할 수있기 때문이다. 극한의 상황이 오늘 닥친다면 당신은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는가. 카트리나는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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