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김순식
할러데이 시즌 기획 나눔의 불씨 2
장학사업 확산
땀 흘려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들뜬 연말 분위기에 휩쓸려 흥청망청 돈을 써대기 쉬운 요즘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희망의 등불을 밝혀주는 장학사업이 한인사회에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전하는 한인 상당수가 ‘보통사람들’이란 사실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불우이웃을 위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다운타운에서 여성 의류생산·판매업체 ‘크리스탈 디자인’사를 운영하고 있는 유대진(47)·유영자(49)씨 부부. 지난 97년 두 아들 데이빗과 다니엘의 이름을 딴 ‘DV DN 장학재단’을 설립, 재정형편 때문에 고생하는 우수 한인 대학생들에게 일인당 1,000달러씩 매년 1만여달러를 장학금으로 쾌척하고 있다.
8년전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간암으로 사망한 한 교인의 고교생 막내 딸이 돈이 없어 SAT 학원에도 가지 못하는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 장학재단 설립을 결심했다. 이들 부부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한때 태평양 건너 한국에서까지 장학금 신청이 쇄도, 부부가 문제를 수습하는데 애를 먹은 즐거운 해프닝도 있었다.
유영자씨는 “학생들이 장학금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학업에 정진하는 모습을 볼 때 너무나 대견스럽다”며 “하나님이 주신 축복을 조금이나마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LA카운티 노인복지위원회 커미셔너로 재직중인 올드타이머 김진형(72)·김은회(70)씨 부부는 맹인들을 돕는데 열심이다.
부동산 투자회사인 ‘GEK’를 운영하는 이들 커플은 약 3년 전 자신들의 이름에서 한글자씩 딴 ‘은진 장학회’를 설립해 남편은 회장을, 아내는 이사장을 각각 맡아 봉사하고 있다. 지난 9월 한국내 ‘한빛 맹인학교’에 1만달러를 전달한 것을 비록 지금까지 3만여달러를 장학기금으로 내놓았다.
김 회장은 “장학금을 받은 맹인학생들이 점자로 감사 편지를 보내오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샘솟는다”며 “‘왜 하필 맹인을 도와 주시나요’라고 말하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그들의 마음은 순수함 그 자체”라고 감격해했다.
나성영락교회(담임 림형천 목사)의 경우 지난 94년 설립된 교회 장학재단에 교인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보태 어느덧 190만달러라는 거금이 적립됐다. 어떤 교인은 몇달 전 10만달러의 거금을, 또 다른 교인은 5만달러와 3만달러를 장학기금으로 각각 쾌척했다고 한다.
이정모 영락교회 장학재단 위원장은 “형편이 어려운 교인 또는 신학생 자녀들에게 일인당 1,000달러씩 매년 10만달러를 장학금으로 전달하고 있다”며 “나누는 삶을 실천하는 것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은 재산을 이웃과 함께 나누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한인들이야말로 커뮤니티의 밝은 미래를 보장하는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연말에 한번쯤은 무엇이든 이웃과 함께 나눠보면 마음이 한결 훈훈해지지 않을까.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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