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불교 조계종 워싱턴 보림사 주지 김경암
동지 (冬至) 란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 의해 일어나는 일년중에 낮이 가장 짧고 밤이 제일 긴 날로 매년 양력으로는 12월 22일 경에 해당되는 날이다.
이날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작은 “설” 이라고 하여 정초에 떡국을 먹듯이 동지날엔 팥죽을 먹어야만 한 살을 더 먹게 된다고 믿었기 때문에 반드시 팥죽을 쑤어서 새알심을 시식삼아 먹고 또 사당에 차례를 지내며 액담을 한다하여 팥죽을 대문이나 판자에 뿌렸다. 이 풍습은 신라 선덕여왕때부터 유래된듯하다. 신라선덕여왕은 불교신자로서 경주 황룡사에 조석으로 예불을 드리러 황룡사를 가던 어느날 지귀란 이름을 가진 거지가 그동안 선덕여왕의 미모에 반해 혼자 짝사랑을 해오다, 어느날 황룡사에 예불을 드리러 가는 여왕의 행차에 뛰어들어 여왕을 만나겠다고 소란을 피웠다. 선덕여왕이 당신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소란을 피우느냐고 묻자 지귀란 거지는 “마마 황공하오나 소인은 지귀 (地鬼)라고 하는데 평소 마마를 짝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왕마마 행차를 몰래 숨어서 지켜보다 오늘은 도저히 참을수가 없어서 여왕마마께 저의 진정한 사랑을 털어놓으려고 행차에 뛰어들었던 것입니다”하고 말했다. 여왕은 자기를 사모한다는 말에 깜작 놀라며 지귀를 황룡사까지 데리고 가게되었는데, 황룡사 9층 탑에 이르자 선덕여왕은 절안으로 들어가며 지귀에게 내가 부처님께 예불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당신을 왕궁으로 데리고 갈것이니 이곳에서 잠깐만 기다리라고 했다.
밖에 남게 된 지귀는 선덕여왕이 나오기를 기다렸지만 한참동안을 기다려도 여왕이 나오지 않자 기다리는것이 애가 타서 그만 마음속에서 심화 (心火)가 일어나 타죽고 말았다. 죽은 지귀는 귀신이 되어 그한을 신라 천지에 여기저기에 나타나 귀신이 작폐가 사람들이 해를 입게 되었기에 지귀 귀신을 방지하기위하여 해마다 팥죽을 끓여 사람들이 먹고 또 액을 막는다는 뜻으로 대문에 뿌렸다고 전해왔다.
동지때 팥죽을 쑤는 이유는 예부터 귀신이 특히 붉은 팥을 무서워한다고 하여 우리나라의 고유적 민속 신앙에서 비롯된것이다. 이렇듯 동지는 묵은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음에 있어 잡귀와 재앙을 멀리하는 날로 중생들이 부처님 전에 소원을 비는 마음으로 지난해를 참회하고 새해에는 복을 지을수 있는 우리민족의 따스하고 풍요로운 농경문화의 옛풍속이기도 하다. 동지는 불교의식이 아니지만은 중생구제란 의미에서 동지법회를 통하여 부처님의 원만구족하신 자비지혜로 삼재의 번뇌를 소멸하고, 아름답고 고운말로 기쁨과 화해의 마음을 심고 너그럽고 부드러운말로 용서와 평화의 마음을 배워 살기좋은 세상을 만들어가기를 기원한다.
불기 2549년 동지
대한불교 조계종 워싱턴 보림사 주지 김경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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