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조원희(왼쪽)가 UAE 수비수를 제치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2006 독일월드컵 본선의 성패를 좌우할 6주동안의 해외 전지훈련에 나선 한국축구대표팀 아드보카트호가 첫 단추 격인 신년 첫 평가전에서 복병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0-1로 덜미를 잡히며 씁쓸하게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18일 새벽(LA시간) UAE 수도 두바이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한국은 소집 이틀만에 장거리를 날아와 가진 경기라는 핸디캡을 넘지 못하고 전반 22분 UAE 파이살 칼릴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졌다. 지난해 이란, 스웨덴, 세르비아-몬테네그로 등 강호들을 상대로 2승1무의 좋은 성적을 올렸던 아드보카트호는 출범 이후 첫 패를 안았다. 한국은 UAE에 사상 2번째 패배(7승5무)를 당했는데 UAE에 진 것은 1996년이후 10년만에 처음이다.
장거리 여행의 여독이 채 풀리지 않은데다 소집후 불과 이틀만에 가진 실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결과는 사실 충격이라기보다는 앞으로 보완할 점을 제시한 ‘약’이 될 경기였다. 경기 후 딕 아드보카트 감독도 “원정경기를 해보고 젊은 선수들을 시험해 본 것에 의미가 있었다”며 이날 패배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음을 밝혔다. 하지만 “상대(UAE)는 두세번밖에 없었던 득점찬스에서 한 골을 뽑아낸 반면 우리는 9차례나 있었던 기회에서 골을 넣지 못한 것은 문제”라고 말해 골 결정력 부분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FIFA랭킹 85위로 지난해 잠시 아드보카트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UAE를 맞아 한국은 전반적으로 우세한 경기내용을 보였으나 선수들의 호흡이 맞지 않아 패스미스가 잦았고 상대의 역습에 수비라인이 흔들리는 등 불만스러운 모습을 노출했다. 박주영-이천수-이동국의 스리톱에 장학영-김두현-이호-조원희를 허리로, 김동진-김상식-최진철을 스리백으로 기용한 전원 국내파 3-4-3 포메이션을 가동한 한국은 전반 4분 김동진의 헤딩슛으로 공격의 포문을 연 뒤 12분 김두현의 오른쪽 크로스를 이동국이 사각에서 어려운 발리슛을 날렸는데 볼이 골 라인을 살짝 넘어간 것처럼 보였으나 주심이 골로 인정하지 않았다. 16분과 17분에도 김두현의 슈팅과 박주영의 다이빙 헤딩슛이 수비와 골키퍼에 막히는 등 상대를 압박하던 한국은 그러나 22분 어이없는 역습 한방에 결승골을 내줬다. 이스마일 마타르가 빈 공간을 보고 띄워준 패스에 수비라인이 순간적으로 뚫렸고 이운재와 1대1로 맞선 모하메드 오마르의 슛이 이운재에 맞고 정면으로 흐르자 뛰어들던 칼릴이 가볍게 차 넣어 골문을 연 것.
이후 한국은 기세가 오른 UAE에 측면이 뚫리는가 하면 중앙에서 상대 공격수에 공간을 허용, 중거리슛을 내주는 등 오히려 내용이 나빠졌다. 후반 들어 이천수, 장학영을 빼고 정경호, 백지훈을 투입한 한국은 파상공세로 나서 후반 1분 김두현의 중거리 슛, 3분 이동국의 터닝 발리슛, 1분 뒤 백지훈의 슛이 잇따라 터졌으나 골문을 살짝살짝 비켜가는 등 골운도 따르지 않았다. 후반 8분 정경호의 왼쪽 크로스에 이어진 김두현의 왼발 슛은 오른쪽 골 포스트를 스치듯 비켜갔고 2분 후 박주영의 중거리포도 교체 골키퍼 마지드 나세르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중반에는 이동국 대신 정조국이 투입됐으나 별다른 득점찬스를 만들지 못한 채 새해 첫 경기에선 패전의 쓴잔을 마시고 말았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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