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가상 상대 그리스전 1-1 무승부… 박주영 동점골 후 주도권 장악
아드보카트호가 스위스전의 가상 상대로 평가됐던 그리스를 상대로 성공적인 ‘월드컵 모의고사’를 치렀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1일 프린스 파이살 빈 파드 경기장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사우디아라비아 4개국 초청대회 1차전에서 전반 초반 어려운 경기를 펼쳤으나 박주영(21ㆍFC 서울)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후반에는 대공세를 펼치며 독일 월드컵 전망에 파란불을 켰다.
한국은 같은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선 그리스를 상대로 초반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리스는 전반 초반부터 한국의 좌우 측면을 파고들며 적극적인 공세로 나왔고 전반 10분 테오도로스 자고라키스(PAOK)가 선제골을 터트리며 주도권을 장악했다.
이후에도 한국은 그리스의 파상공세를 막아내기에 급급할 뿐 변변한 공격 한번 못한 채 일방적으로 몰렸다. 전반 20분에는 파파도풀로스가 골키퍼 이운재를 제치고 날린 슈팅이 골라인을 통과하기 직전 김진규가 슬라이딩으로 걷어내며 추가 실점 위기를 넘기는 아찔한 장면도 연출됐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24분 박주영의 동점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고 경기 주도권을 되찾은 후반전에는 거침없이 공세를 퍼부으며 ‘유럽 챔피언’ 그리스의 혼을 뺐다.
전반 36분 조원희를 장학영(25ㆍ성남 일화)으로 교체하고 후반전에 박주영 대신 정경호(26ㆍ광주 상무), 이호 대신 김정우(24ㆍ나고야 그램퍼스)를 투입한 한국은 미드필드에서부터 강한 압박에 들어가면서 중원을 지배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추구하는 ‘압박을 토대로 한 공격 축구’가 제대로 먹혀 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라운드를 장악한 한국은 7-2의 슈팅수가 말해주듯 일방적인 공세를 폈으나 결정적인 ‘한방’이 터지지 않아 아쉬운 무승부에 그쳤다.
후반 25분 장학영의 크로스를 받은 이동국이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발리슛을 날렸지만 골문을 벗어났고 후반 35분 김두현이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대포알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니코폴리디스(올림피아코스)의 선방에 막혔다.
무승부에 그쳤지만 유럽의 강호 그리스를 상대로 후반전 그라운드를 완전히 장악하는 등 좋은 승부를 펼쳤다는 점에서 이날 경기가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 특히 독일 월드컵에서 맞붙을 상대인 스위스에 대한 자신감을 얻고, UAE전 패배의 아쉬움을 털어낸 것은 큰 소득이다.
아드보카트 감독도 경기후 인터뷰에서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이 강팀을 상대로 경험을 쌓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경기였다. UAE전에 비해 조직력과 공격력이 향상됐고, 후반 들어 볼 장악력과 미드필드에서의 1대1 플레이도 살아났다. 문전에서의 예리함이 되살아나면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팀의 정상궤도 진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리야드=김정민 기자 goavs@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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