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희<공예가>
아이고, 정말 큰일이 났다 . 일부터 저지르고 보는 이 성격이 또 큰 일을 내고야 만 것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12월의 일이다. 평소에 엄마가 색종이 접기를 잘 한다고 생각하는 아들이 학교에 가서 학교 선생님께 자랑을 했고, 학부모 컨퍼런스를 하던 날, 선생님께서 언제 교실에 와서 아이들을 가르쳐 줄 수 있냐고 하길래 그러마 하고 나서,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결국 그 일로 인하여 교실에 가서 선생님께 색종이 접기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몇가지를 가지고 가서 선생님과 이야기 하던 중 옆 반 선생님도 관심을 보였고 그리하여 덜컥 두 반을 같이 수업 하겠다고 해 버린 것이다. 그리하여 60명의 아이들에게 1시간 30분씩 세번에 걸쳐서 색종이 수업을 하게 되었다. 게다가 한국말이 아닌 영어로 말이다.
도와 달라 할 사람도 없고, 대체 이 일을 어찌해야 한 단 말인가…. 고민에 고민을 한 끝에 아들 아이와 그 친구들에게 보조 교사를 시키기로 했다. 수업은 매주 수요일에 하니까 화요일에 미리 아이들을 불러서 다음 날 할 것을 가르친 다음에, 수업 하는 동안 보조 교사들이 잘 못 하는 친구들을 도와주도록 하는 것이다. 이 계획은 아주 성공적이여서 4명의 보조 교사 아이들은 너무 흥분을 하였고, 내 영어 실력은 변함없이 덜그덕 거렸지만, 아이들은 너무나 좋아했고 모두들 자신이 만든 꽃, 바구니등을 신기해 했다.
정신 없던 12월이 그렇게 지나고 새해가 되어 처음 등교했던 아들이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왔다. 반 아이들이 모두 고맙다는 카드를 만들어서 보낸 것이다. 배운 것을 그린 아이도 있고, ‘Thank you, soohee ‘ 라고 크게 색색이로 글을 쓴 아이도 있고, 처음 해 본 색종이 접기가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다는 장문의 글을 쓴 아이도 있었다. 남편과 그 카드를 함께 보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 힘들었지만, 하길 정말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다시 하라면 또 그렇게는 못 할 것 같아요 .’
카드를 받고 가만 있을 수가 없어서 한지로 커다란 바구니를 만들고, 그 안에 아이들 수 만큼의 딸기를 접어들고 교실로 갔다. 아이들도 선생님도 너무나 이쁘다고 좋아하해 주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아이들이 너무 좋아 하니 봄에 한번 더 와 달라고 하신다. 저도 좋다고 활짝 웃으면서 대답하고 집으로 왔다 . 그래서 아직 한 번 더 해야 한다. 아이고 참 큰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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