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승강장에서 메리를 출산한 백선희씨가 큰딸 레베카양과 함께 아기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캐나다 백선희씨, 예정일 하루전 병원향하다
양수 터지고 진통... 승강장 내려 아기 받아
행인 구두끈으로 탯줄 묶은후 911 도움요청
캐나다 토론토 다운타운 지하철 승강장에서 30대 한인여성이 체중 3.2kg의 건강한 여아를 출산, 화제가 되고 있다.
17년 전 이민 와 스카보로에 살고 있는 백선희(37)씨는 출산 예정일을 하루 앞둔 러시아워 시간대인 6일 아침 8시30분 남편 김희천씨, 세 자녀와 함께 빅토리아팍 역에서 전철에 올라 세인트 마이클스 병원으로 향하던 중 웨슬리역을 앞두고 본격적인 진통이 시작됐다.
심한 통증으로 제대로 의자에 앉아 있을 수도 없었던 백씨는 양수가 터진 것을 느낀 뒤 바지 왼쪽 부분으로 뭔가 나오는 것 같아 살펴보니 아기의 머리였다는 것. 상황이 급박해진 백씨는 지하철문이 열리자마자 남편의 도움을 받아 승강장 맨 뒤쪽으로 가 누웠고, 남편 김씨가 911에 신고했으나 지하라 제대로 통화할 수 없었다.
다행히 이를 목격한 생면부지의 애나 긱지(41)가 도우미를 자청하고 나섰고, 오전 9시25분이 지날 무렵에는 아기의 몸이 절반 정도 나와 있었다. 그리고 얼마 뒤 힘겨운 산고 끝에 아이가 태어나자 긱지는 행인의 구두끈으로 탯줄을 동여맨 후 백씨가 준비했던 담요로 아이를 감싸 산모의 가슴에 안겼다. 이어 긱지는 부근 공중전화로 달려가 911에 도움을 요청했고 10여분만에 구급요원들이 도착, 응급조치를 취한 뒤 세인트 마이클스 병원으로 옮겼다. 긱지는 7일 “백씨를 보는 순간 출산임을 직감했다”며 “어제의 긴장 때문에 오늘은 출근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하루를 머물고 퇴원해 귀가한 백씨는 “구급대원이 와서 아기를 담요에 싸 병원으로 데려간 것밖에 기억나질 않는다”고 전하면서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내게 일어날 줄 꿈에도 몰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백씨는 또 “아기 이름은 이미 출산 전부터 ‘메리’로 정해 놓았었다”고 말했다.
엄마의 출산과정을 곁에서 지켜 본 큰딸 레베카(11)양은 “혹시라도 엄마가 돌아가실까 봐 너무 무서웠다”면서도 “새로운 동생을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토론토 지하철(TT C)측은 “아기에게 평생 TTC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패스를 선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토론토 지사 - 정소영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