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가을 주정부의 예산삭감으로 존폐 위기에 처했다 한인 독지가들의 후원으로 폐과를 면한 UCLA 한국음악과 김동석 교수는 요즘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당시 언론을 통해 한국음악과의 어려운 사정이 알려지면서 LA 한인사회와 한국정부는 물론 한국에서도 정성이 답지했다. 한인들이 십시일반으로 6만2,000달러의 성금을 모아 전달하자, 구운 옥수수 기계 생산업체인 콘USA(사장 설동환)가 5년 동안 1년에 13만달러씩 모두 65만달러를 지원하겠다며 2004년 9월 UCLA를 방문해 지원 약정서에 서명까지 했고 10월 운영비 1만833달러를 전달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5년 동안 학과 운영비용 전액은 물론 악기비용까지 지원하겠다던 콘USA는 ‘회사 형편이 좋지 않다’며 약정액 집행을 미루고 있다. 김동석 교수는 “회사의 사정도 이해는 되지만 거액 기부 약속 이후 소액 후원자들의 후원도 뚝 끊겨 학과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벤처 갑부로 LA 오페라사 이사인 스티브 김씨도 기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김씨는 2004년10월 말 열린 한국 민속무용 및 공연단 초청 한인 국제음악재단(KIMF) 음악회에서 김 교수에게 매년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기부액은 전무했다. 이에 대해 콘USA 관계자는 “담당자인 설 사장이 한국 출장중이어서 할 말이 없다”고 말했고, 스티브 김씨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무책임한 공수표를 남발하는 일부 한인 때문에 짊어진 무게를 덜어준 건 태평양 건너 한국 내 독지가들. 부산에서 입시학원 체인을 운영하는 한 사업가와 무형문화재 묵계월 명창은 각각 1억원과 2,000만원의 기부금을 쾌척했다. 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UCLA 한국음악과는 벌써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 것이다.
김 교수는 200만달러 정도의 발전기금이 마련되면 한국음악과가 영구적으로 존속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LA문화원 전영재 원장은 “정부 예산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미국에 진출중인 한국 대기업과 현지 교민들이 좀 더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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