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화선<자영업>
예전에 불렀던 유행가 가사가 입에서 맴돈다. 커피한잔을 시켜놓고~ 그대 오기를 기다려봐도~ 웬일인지 오지를 않네 … 커피하면 웬지 모르게 일상에서의 여유랄까 빡빡하지 않는 너그러움이 전해진다. 어쩌면 그렇게 느끼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열심히 아침일을 끝낸다. 오지않는 님을 기다리고 있는 노래의 가사처럼 아침에 들고나온 커피는 주인을 기다리다 지친듯 다 식어있었다. 그래도 난 이것이 좋다. 따뜻하면 따뜻한대로, 식으면 식은대로 , 그저 있어주는 것만으로 내 삶의 감초 역할을 해주며 감사함으로 하루를 살게 해주니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그리운 벗과 함께한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일상에서 잠시 비켜서서 혼자 갖는 커피타임도 참으로 좋다. 하루에 한번이면 족한 이 시간이 주는 기쁨은 생각보다 크다. 요즘 한국에서는 명품으로 인해 명품족이 생기고, 명품계가 생겼다던데, 값을 따질수 없는 이런 삶의 순간들을 난 명품이라 부르고 싶다. 한잔의 커피를 대하는 순간, 살면서 무뎌지고, 닳아져 있는 감정들이 깨어나기도 하고, 떨어지는 나뭇잎 하나, 불어오는 바람의 존재를 느끼게 되니 이 어찌 명품이 아니겠는가? 좀더 과장되어 말한다면, 막연한 그리움, 피하려 해도 찾아드는 고독감, 알수없는 슬픔..을 잠재우고 내 감정의 길목을 넉넉하게 지켜주는 역활을 해준다고나 할까?
지난날, 위를 많이 잘라냈던 한 엄마는 아침이면 전화를 해서 사람들을 자기집으로 불러 모았었다. 정작 자신은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서 진한 커피향이 그리워 이렇게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이었다. 예쁜 카페같이 부억을 꾸미고, 즉석에서 갈아서 타주는 커피맛은 향이 살아 있는듯 참으로 신선했었다. 남을 위하여 커피를 타거나 커피향이 집안 가득히 퍼질때 살아 있음을 느낀다는 말에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이 특권임을 알았었다. 오늘도 누군가를 불러모아 그 기분을 맛보고 있을 그 엄마의 모습, 그리고 그 따뜻함이 그리워진다.
사람사는 모습이 다른것 만큼 커피에 대한 취향도 제각기 다른 것 같다. 그 향에 따라 왜 그리 종류는 많는지… 연한 아메리칸 스타일의 커피가 좋은 나는 오늘도 남편이 끓여놓은 커피를 들고 집을 나선다. 이렇듯 커피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며 나이먹고 있지만 커피가 있는한 내 발걸음은 힘차기만 하다. 마실수 있는 것도 특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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