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경선으로 한인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킨 메릴랜드한인회장 선거는 여러모로 지역 한인들에게 뿌듯한 자부심을 가져다준 뜻깊은 선거였다.
우선 동포들의 자발적 참여가 돋보였다. 양 후보측도 예상못할 만큼 많은 투표자가 몰려 사상 최대의 투표수를 기록했으나 양 진영과 관계없는 참가자가 1,000여명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인원에도 불구 잡음 없이 시종 차분하게 치러진 것도 양 진영은 물론 투표자 모두의 높은 질서의식을 보여준 것이어서 이 또한 자랑할 만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금품 살포 없이 2,100여표라는 사상최다 득표를 얻은 당선자를 만들어 낸 것은 지역을 넘어 미주 한인사회 전체에 내세울 수 있는 큰 자랑거리이다. 한기덕 회장 당선자측의 경우 후원행사에서의 식사제공과 노인 등을 위한 차편 제공을 제외하고는 유권자들에게 일체의 기부행위를 하지 않았다. 한 후보측의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선거 비용은 5만 달러를 조금 넘기며, 이중 절반 가량을 후원금으로 충당해 실제 쓴 비용은 2만7,000여 달러에 불과하다고 한다. 당선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필수 수단으로 여겨져온 매표 행위를 끝까지 거부한 후보나, 이번에는 한인사회를 위해 유능한 인물을 뽑아 보자며 청탁없이 선거에 참여한 유권자 모두 이번 선거의 승리자이다. 특히 1.5세가 처음으로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며 출마하는 마당에 구태를 답습할 수 있겠느냐며 깨끗한 선거의 모범을 보인 일부 노인들은 한인사회 어른으로서의 본을 보였다.
두 후보 모두 결과에 승복하고 서로를 축하, 위로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선거 잔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공명 선거를 완전히 정착시키고, 금품 선거가 다시는 등장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자부심은 계속 될 수 있다. 또 동포들의 관심과 기대에 부응하는 한인회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신임 회장단의 큰 과제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번 잔치는 일과성에 그치고 한인사회는 다시 원점으로 회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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