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계 미국인의 역사를 담은 라디오 다큐멘터리‘크로싱 이스트’(www.CrossingEast.org)가 아태문화유산의 달을 맞아 미 전역의 공영라디오(NPR)를 통해 방송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이미 어제 방송됐고, 뉴욕에서는 7일 전파를 탄다.
하지만 미국 내 아태계 최대 거주지역인 LA 주민들은 언제 이 방송을 들을지 기약할 수 없다. 대표적 NPR 방송국인 KPCC(89.3FM)와KCRW (89.9FM)가 다큐멘터리 방송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KCRW는 공식적으로 방송불가 입장을 밝혔고, KPCC는 방송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크로싱 이스트는 미국 정부 수립 이전부터 9.11이후까지 아태계 이민자들의 삶과 애환을 시대와 주제별로 정리한 역사물로 편당 60분씩 모두 8편으로 구성돼 있다. 피보디상을 수상한 대만계 드메 로버츠 등 20여명의 프로듀서가 11명의 학자의 자문을 받아 2년간 제작했다.
작품의 완성도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방송국 측에서는 별도 편성이 어렵고, 아태계 청취자가 많지 않다는 이유를 내 놓는다. 좋게 해석하면 청취자의 권리와 의견을 소중하게 생각해 온 공영라디오의 전통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지만, 아태계 커뮤니티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라티노 커뮤니티가 5.1시위를 통해 자신들의 파워를 과시했듯이 아태 커뮤니티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미국 역사에서 아태계 이민자의 공헌을 바로 알리기 위한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커뮤니티 단체나 언론사에서 할 일로 미뤄 버리면 LA에서는 크로싱 이스트를 영원히 못 들을 수도 있다. 방송국 편성 담당자에게 편지보내기 같은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 홈페이지에서도 이메일 보내기 운동을 하고 있다. 나의 작은 행동이 역사를 바꾸는 원동력이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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