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에 참여하는 장애인 화가들이 전시될 작품을 보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왼쪽부터 배진, 이장우, 배형기씨. <신효섭 기자>
“꿈 잃은 사람들이 진짜 장애인
더 힘든 이들에게 희망 되고파”
3인의 중증장애인
합동 미술전 화제
“우리의 작품을 통해 모든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3명의 장애인이 장애를 극복하고 창작한 30여점의 미술 작품들로 합동 전시회를 구상한다는 소식이 타운에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시회의 주인공은 배형기(40·LA), 배진(34·LA), 이장우(20·글렌데일)씨로 사연은 다르지만 모두 중증장애를 가진 장애인들이다. 84년 도미한 배형기씨는 90년 군복무까지 마쳤을 정도로 건강했으나 이후 94년 근무기력증에 걸려 현재는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으며 배진씨는 92년 교통사고를 당해 왼쪽 반신이 마비됐다. 이장우씨는 4세 때 자폐증 판정을 받고 한국에서 98년까지 학교를 다니다 더 나은 교육환경을 위해 어머니 정용주(48)씨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왔다.
정씨는 아들의 사연을 얘기하면서 밝은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이었지만 그간 자폐아 아들을 키워오며 힘들게 보낸 시간을 되짚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아들이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미쳤다’는 소리를 들으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미국행을 결심했다”며 “미국에 와서 아들이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삶의 목표를 정한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씨는 샌디에고 커니 하이스쿨을 졸업하고 현재 글렌데일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있다. 유화를 즐겨 그리는 이씨는 하루에도 2∼3작품은 쉽게 그려낼 정도로 그림에 대한 놀라운 소질과 집중력을 가졌다.
3명의 미술가 중 맏형인 배진씨는 미술에 조예가 깊을 뿐만 아니라 현재 풀러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하며 가정사역 전문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배씨는 “나보다 더 심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며 “목회자가 되면 장애인들의 가이드가 되어 봉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들이 전시회를 열 수 있게 된 것은 리앤리 갤러리 아그네스 리(48) 대표의 도움이 컸다. 이씨는 “일반 화가들은 쉽게 전시회를 열 수 있지만 장애인 화가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하고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장애인 예술가들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이뤄지면 좋겠다며 전시회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는 리앤리 갤러리(3130 Wilshire Blvd #502)에서 오는 6월3일부터 2주간 열릴 예정이다. 입장료는 무료.
문의 (213)365-8285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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