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산 감독, 미주 공연 준비차 LA방문
“이 뮤지컬은 북한을 다룬다는 이념과 사상의 한계를 뛰어 넘어 사랑과 휴머니즘으로 발전시켰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지난 3월부터 한국에서 커다란 관심과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뮤지컬 ‘요덕스토리’를 감독한 정성산(37·사진) 감독이 10일 LA를 방문했다. 정 감독은 오는 9월께 LA를 비롯해 뉴욕과 워싱턴 등에서 순회공연을 갖기 위해 각 지역 극장 관계자들을 만나 극장 사용 일정과 대관료 등 현지조사를 진행중이다.
평양 태생으로 지난 1995년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인 정 감독은 고루할 수 있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을 테마로 한 작품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단순한 고발극이었다면 결코 이같은 성과를 얻을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북한의 어려운 영혼들을 구원하려는 진솔한 호소를 관객들이 부담 없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같은 주제에 다소 냉소적이거나 무관심할 수 있는 20대 대학생들이 주 관객이었음을 지적하면서 “이는 작품을 대하는 젊은 세대들이 정치적 대립으로 이해하지 않고 ‘미스 사이공’ 등과 같은 류의 순수예술로 인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 연극영화대학을 졸업하고 구 소련에서 유학생활을 하기도 했던 정 감독은 남한에 정착한 뒤 동국대 연극영화과에서 다시 자신의 전공을 공부할 정도로 연극에 깊은 열정을 갖고 있다.
그가 이 뮤지컬을 제작한 배경에는 가슴 시린 사연이 담겨 있다.
자신이 탈북한 뒤 2002년 그의 부친은 함경북도 회령 공설운동장에서 공개 처형됐다. 당시 자신이 집필중이던 북한을 소재로 한 ‘진달래꽃 필 무렵’(KBS 드라마)이 북한 당국을 자극한 것이다.
정 감독은 “뮤지컬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항상 가슴속에서 지울 수 없었던 부친에 대한 죄송함과 안타까움이 조금은 줄었다”면서도 앞으로도 지고 갈 아픈 상처를 숨기지 못했다.
정 감독은 “이 작품이 미주 지역에서도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인사회의 힘이 필요하다”며 “워싱턴에서는 대학생들이 공연이 이뤄지면 자원봉사자로 나설 것을 약속하는 등 큰 환대를 받았다”고 전했다.
‘요덕스토리’는 한때 장래가 촉망되던 강련화라는 여대생이 간첩혐의로 부친이 체포된 뒤 온 가족이 ‘요덕 15호 관리소’로 옮겨져 겪게 되는 지옥 같은 삶과 아픔, 그리고 사랑을 그렸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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