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희<공예가>
요즘은 세상이 좋아서 인터넷에서 가고자 하는 곳의 지도를 찾아볼 수 있듯이, 그 지도의 위치를 인공위성에서 찍은 사진도 볼 수 있다. 유타주의 솔트레이크 사진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커다랗고 푸른 호수옆에 그 보다 더 크고 흰 소금밭을 볼 수 있다.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솔트레이크의 가장자리도 점점 하얗게 변해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옛날에는 정말 여기가 바다였을까. 솔직히 솔트레이크가 예쁜 호수는 아닌 것 같다. 주변경관이 빼어나지도 않았기에 그냥 큰 호수라는 생각을 하면서 지나쳐 달렸다. 달리다보니 옆에 커다랗고 흰 산이 있고, 그 산 위에서 포크레인이 어떤 작업을 하고 있다 . 세상에… 소금산이였다.
어떻게든 저 흰 것들이 소금이라는 것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는데, 마침 유타와 네바다 경계에서 들른 휴게소 주변이 모두 Salt Flats(호수, 연못의 물이 증발하여 생긴 염분이 침적된 평지) 이었다. 마치 얼음으로 뒤 덮인 호수 같아 보였는데, 실제로 맛을 보니 정말 짠 맛이다. 안내 표지판이 있어 읽어 보니, 자동차등의 스피드 테스트를 하는 지역에 대한 설명과 세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낸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뉴질랜드의 어느 작은 마을에 Burt Munro 라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Burt Munro는 ‘ Indian’ 이라는 별칭을 가진 1000cc 급 오토바이를 가지고 뉴질랜드에서 배를 타고 미국으로 건너와, 또 먼 길을 달려 유타의 Bonneville Salt Flats 에 도착하여, 온갖 우여곡절끝에 작은 오토바이를 타고 세계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사람이 되었다. 1928년에 있었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World fastest Indian ‘ 의 줄거리이다. 활달한 성격과 포기하지 않는 대단한 의지로 결국 목적하는 바를 이룬 Burt Munro의 이야기도 감동적이였지만, 영화의 배경이 되는 솔트레이크의 소금밭을 직접 밟아본 덕분에 영화를 더욱 실감나게 볼 수 있었다. Burt Munro 는 그 뒤로도 여러번 그 먼길을 달려와 더 나은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그 뒤의 여정은 첫번째보다는 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처음 여행을 시작할때의 나는 안 가겠다고 우기던 걱정쟁이 엄마였는데, 이제는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가면 좋을까를 기대하는 바람난 엄마로 바뀐 것처럼 말이다.
우리 가족은 이렇게 유타를 지나 네바다를 거쳐서 집으로 무사히 돌아 왔다. 깨끗하게 치워놓고 갔던 집안이 자잘한 기념품들, 사진들, 그리고 산더미 같은 빨래더미로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었다. 아! 그래도 이 세상에서 제일 편한 곳, 우리집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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