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선<자영업>
퇴근길에 찬거리를 마련하러 마켓에 들르니 쑥이 소복이 쌓여있기에 너무나도 반가워 몇봉지 사왔다. 이 먼 이국땅에서도 고향의 봄내음을 느낄수 있다니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인가?
쑥향기에 취해 다듬던 내내 콧노래를 부르다보니 나물캐는 봄처녀가 된듯해 아스라히 옛추억에 잠긴다. 그 옛날 봄이면 동네강뚝에 나가 친구들과 쑥이랑 냉이를 캐던 시절…
풀과 잡초가 뒤섞여 결국은 엄마의 손길이 가야했지만 다음날이면 또 들판을 달리고 했었지
그저 봄볕이 좋았고 들녁이 좋았고 끝없는 애깃거리에 저녁 노을질때까지 재잘거리던 그때..그 친구들…그때 그흙내를, 그 연초록의 들녁을 까마득히 잊은채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렀는지…어디서 무얼할까?
유난히 공부를 잘하던 금은방집 정숙이는 의사가 되었고 네거리 병원집 은옥이는 꽤나 얌전하더니 선생이 되었고 딸부자집 교장딸 은숙이는 이민을 갔다고 했고 우리집 문간방 연숙이는 18살에 시집을 갔었지…모두 건강하게 잘들 있겠지?
동창회니 이메일이니 수소문해서 찾아볼까 싶었지만 글쎄! 그간의 세월의 간격이 너무 긴 탓인가?
추억으로 묻어두는 편이 어쩌면나을둣 싶다.
내년에도 봄는 또 돌어오니까…아련한 추억이 있기에 그 또한 행복하지 않던가!
생전 처음으로 쑥떡을 만들었다 이름하여 “쑥버무리” 무겁고 투박해 찬장 깊숙이 넣어두었던 질그릇을 꺼내 담아 놓으니 제몫을 한다.
내 친김에 바쁘다고 차일피일 연락못한 가까운 주변 몇분을 초대해야겠다.
애호박 송송썰어 넣어 강된장 끓이고, 냉이 다래무침도 올려야지 식탁위에 고향의 봄내음 가득담아
도란 도란 삶의 애기 꽃피우노라면 그런데로 삶의 재미 솔솔 묻어 나겠지 게다가 누군가 시라도 한수 읖조린다면 제법 값진 쑥떡 파티가 될듯싶다.
이저녁도 한 세월 지난후엔 아련한 추억의 한 페이지로 가슴에 남겠지?
언제나 봄은 돌아 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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