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먹던 힘을 다해 뛰었다. 붉은 전사들의 온몸은 땀으로 젖었지만 달리고 또 달렸다.
그 시각, 15만 워싱턴 동포들의 응원의 메카 애난데일 노바(NVC C)체육관 천정은 ‘대-한민국!’의 함성과 응원 열기로 날아가버릴 것만 같았다.
전반 9분, 앙리의 현란한 왼발에 선취골을 내주고 최강 프랑스 군단의 저돌적 드리블에 가슴 졸여하면서도 응원의 목소리는 한치도 줄어들지 않았다.
그리고 후반 박지성의 천금같은 동점골이 터지자 노바 체육관은 일순간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누구랄 것 없이 ‘대~한민국’을 목놓아 외쳤다. 한인 교회들과 식당, 가정에서 숨죽여 TV를 지켜보며 응원하던 한인들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어깨 춤을 추며 환희에 젖었다.
노바 체육관에는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붉은색 티셔츠와 태극기로 치장한 응원단이 몰려들었다.
오후 2시, 이미 체육관 수용인원 1천700석을 넘기자 경찰은 안전사고를 우려해 더 이상 응원객의 입장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따라 수백명의 동포들이 아쉬운 발길을 돌려 인근 애난데일의 식당가나 집으로 향했다.
체육관에는 권태면 총영사, 김영근 한인연합회장, 김인억 워싱턴 응원준비위원장은 물론 2천명의 동포들이 2시간여 동안 북과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뜨거운 열기를 쏟아냈다.
오후 3시, 경기가 시작되자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던 응원단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붉은 물결로 파도치는 한편의 응원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1.5세들로 구성된 워싱턴 응원단은 그룹사운드까지 동원, 월드컵 응원가를 부르며 홍을 돋웠고 꼭짓점 댄스를 추며 열기를 고조시켰다.
전반전, 수세에 몰리던 한국이 한골을 내주자 한동안 실망하던 한인들은 이내 일제히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다시 힘을 냈다. 특히 10-20대 젊은이들은 박지성, 김남일, 이천수, 안정환 등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 선수들이 화면에 클로즈업되면 이름을 부르며 환호했다.
장내는 90도가 넘는 바깥 온도에 2천명의 인파가 뿜어내는 응원열기로 모두들 땀을 흘렸지만 자리를 뜨지 않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후반전 휘슬이 울리고 35분경 마침내 동점골이 터지자 한인들은 껑충껑충 뛰며 감격에 겨워했다.
1대1. 90분 드라마는 마침내 무승부로 끝났지만 이긴 것이나 다름없었다.
귀갓길에 오른 응원단은 차량에 태극기를 내걸고 애난데일까지 ‘빵-빵빵 빵빵!’경적을 울리며 ‘승리 같은 무승부’를 자축했다.
한국팀은 오는 23일(금) 오후 3시 스위스와 16강 진출을 가리는 최종 일전을 겨룬다. 워싱턴 응원단은 1차전 응원전이 열린 애난데일 로뎀 장로교회에서 단체 응원을 펼칠 예정이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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