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쾰른=연합뉴스) 특별취재반 = 1994년 미국 월드컵축구대회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열린 1993년 10월 카타르. 한국 축구에는 기적이, 일본 축구에는 치욕이 찾아들었다.
1차 예선을 가뿐히 통과한 한국은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이란에 3-0 승리를 거둔 뒤 이라크(2-2 무), 사우디아라비아(1-1 무)와 잇따라 비기고 일본에 0-1로 패했다.
남은 경기는 북한과 일전. 한국은 북한을 2골 차 이상으로 이기고 같은 시각 동시에 열리는 일본-이라크전, 사우디아라비아-이란전에서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중 한 팀이 승리하지 않을 경우에만 본선행을 확정지을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한국은 북한을 3-0으로 이겼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란을 제압했고 일본 또한 도하에서 한수 아래 전력의 이라크를 맞아 경기 종료 직전까지 2-1로 이기고 있었다. 한국의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은 물건너가는 듯했다.
북한을 꺾고도 태극전사들은 고개를 떨군 채 그라운드를 빠져나오고 있었다. 그 때 갑자기 대표팀 벤치가 술렁였다. 이란이 종료 직전 움란 자파드의 헤딩골로 일본과 2-2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태극전사들은 세상을 얻은 듯 펄쩍펄쩍 뛰며 김호 감독을 얼싸안았다.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도하의 기적’이었다.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렸던 일본 열도는 충격에 휩싸였다.
아드보카트호가 2006 독일 월드컵 16강 진출의 중대 갈림길에 섰다. 오는 24일(한국시간) 하노버에서 열릴 스위스와 G조 조별리그 최종전.
1승1무로 스위스와 동률을 이루고 있지만 골득실차에서 뒤져 2위에 올라 있는 한국은 이날 승리하면 무조건 자력으로 16강 티켓을 따낸다.
물론 비기거나 패해도 같은 시각 쾰른에서 열릴 프랑스-토고전 결과에 따라 16강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 프랑스가 토고에 패하면 한국은 스위스전 결과에 상관없이 16강에 오른다.
하지만 조재진(시미즈)은 우리가 해야할 일만 하겠다. 꼭 이겨서 16강에 올라가겠다고 말했고, 팀의 막내 박주영(FC서울)도 경우의 수를 따지지 말고 이길 수 있도록만 하자고 선수들은 얘기하고 있다며 스위스전 필승 의지를 전했다.
태극전사들은 ‘쾰른의 기적’은 바라지도 않고 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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