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애난데일 노바 체육관 앞. 단체 응원을 위해 입장하는 한인들에 응원단 관계자들이 붉은 악마 티셔츠를 한 장씩 나눠주고 있었다.
대다수가 한 장씩 받고 입장했으나 어떤 중년여성은 서너차례 들락거리며 티셔츠를 계속 챙겼다. 어떤 할아버지는 손주들 준다며 3장을 요구하며 떼를 썼다.
한 관계자는 “수량이 한정돼 한 장씩 밖에 나눠줄 수 없다는 점을 설명해줘도 막무가내로 요구해 난감했다”며 “일부 1세들의 볼썽사나운 모습 때문에 질서정연하게 응원을 하는 2세들 보기가 부끄러웠다”고 토로했다.
한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몰염치한 양심불량 한인들이 늘고 있다.
고객들을 많이 상대하는 식품점이나 식당등 서비스업계에서는 친절과 서비스를 악용하는 얌체 고객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버지니아의 한 대형 식품점 매니저는 “영수증도 없이 무작정 물건만 들고 와서 한두달전에 샀다며 바꿔달라고 요구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며 “어떤 손님은 멀쩡한 생선을 구입한 후 변했다며 보상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업계에서는 대형식품점을 돌아다니며 “구입한 물건이 잘못됐다”며 환불이나 교환 대신 고액의 상품권을 요구하는 상습 얌체족들도 있다고 귀띔한다.
26일 낮 애난데일의 한 식당. 한창 손님들이 몰려들어 줄을 섰지만 한 테이블의 손님들은 식사가 일찌감치 끝났지만 떠나지 않고 수다 떨기에 열중이다. 아예 식당을 전세를 낸 것처럼 주변 사람들이나 식당 사정은 개의치 않는다. 이 식당 매니저는 “나가라고 할 수도 없고 참 곤란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며 “어떤 손님들은 반찬을 더 달라고 한 다음 아예 손도 안대고 싸달라는 경우도 있다”고 고개를 흔든다.
일상생활에서도 비뚤어진 양심을 가진 몰염치족들이 종종 발견된다.
한인 밀집지역에 설치해놓은 신문 가판대는 얌체족 때문에 심심찮게 ‘수난’을 당한다. 50센트에 1부란 정가는 아예 무시한다. 2부는 애교로 그렇다치더라도 어떤 이들은 가족 전체 머릿수에 맞춰 끄집어내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조기 품절돼 정작 신문이 필요해 찾은 한인들이 곤란을 겪는다.
버크에 사는 P씨는 얼마전 가족과 한인식당 나들이를 갔다 주차장에서 낭패를 겪었다. 즐겁게 식사를 하고 나오니 차가 심하게 긁혀 있었다. 누군가 후진하다 차를 긁어놓고는 그냥 도망간 것이다.
P씨는 “정체 모를 차주의 양심불량에 혀를 찼다”며 “한인사회가 커지는 만큼 하루빨리 성숙한 문화의식도 뒤따라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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