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내용은 함구 -‘지독한 욕설’ 루머 퍼져
FIFA 공식조사 착수
“그를 모욕했다. 사실이다.”
한 세대를 풍미했던 축구영웅이자 ‘아트사커 사령관’인 지네딘 지단(34)의 월드컵 결승전 불명예 퇴장사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탈리아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32)가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단을 모독했음을 시인했다. 전날 자신이 지단을 ‘더러운 테러리스트’라고 불렀다는 한 반인종차별단체의 주장을 부인했던 그는 11일자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를 모독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한 뒤 “하지만 테러리스트라고 부르진 않았다. 나는 무식해서 ‘이슬람 테러리스트’가 무엇인지도 모른다”고 전날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지단과 마테라치는 이날 연장 후반 6분 무슨 말을 주고받은 뒤 지단이 갑자기 돌아서며 머리로 마테라치의 가슴을 들이받아 쓰러뜨렸고 지단은 커리어 마지막 경기, 그것도 월드컵 결승에서 레드카드를 받고 쫓겨나는 비운을 맞았다. 마테라치는 “내가 몇 초동안 그의 셔츠를 잡아당기자 그는 돌아서서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비아냥거리는 듯 ‘그렇게 내 셔츠가 갖고 싶다면 경기 끝난 다음에 주마’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지단에게 한 말은 자신도 경기장에서 수십번 들었고 경기 도중 항상 들리는 정도의 욕설이었다고 말했으나 정확히 어떤 욕을 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과 브라질, 이탈리아 언론들은 마테라치가 지단에게 “더러운 테러리스트의 아들”, “네 유니폼을 가져가느니 네 와이프의 옷을 입는 게 낫겠다”, “네 누이는 매춘부다”, “네 엄마가 추악하게 죽어가길 빌어주마”라는 등의 욕설을 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지단은 아직까지 이번 사건에 대해 단 한 마디도 입을 열지 않고 있다.
한편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단-마테라치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조사에 착수한다고 11일 밝혔다. FIFA는 그동안 이번 독일월드컵을 ‘인종차별없는 대회’로 만드는 데 공을 들여왔기에 마테라치의 발언에 인종차별적인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질 경우 마테라치와 이탈리아축구협회에 대해 중징계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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