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김동열
한국의 경제력은 세계 11위라고 한다. 30년 만에 돌아온 기자에 비쳐진 한국의 발전상은 정말 놀랍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더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더 아래로 떨어질까 두려워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승복이 없다’는 사회적 병폐 때문이다. 과거 한국에서 사업의 성공은 누가 얼마나 든든한 줄(?)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 났다. 대부분 큰 공사는 특정업체를 몰아 주기위해 이런 저런 이유로 경쟁업체에 제한을 주고 그것도 모자라 불공정한 룰로 참여까지 봉쇄 했다.
그런 불공정이 바로 한국을 아직까지 2만 달러 국민소득국에 진입하지 못하게 만든 큰 이유이다. 줄여서 말하면 형식적인 경쟁은 있지만 공정도, 투명하지도 못했다는 말이다.
그런 병폐는 정권이 민주적인 방법으로 교체되면서 국민의식 변화와 필할 수 없는 지구촌 글로벌화에 힘입어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나쁜 관습이 사라진 자리에 슬그머니 자리 잡은 것이 바로 망국적 이기심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국민은 국민대로.
어느 누구를 탓 할 수 없을 만큼 각 분야마다 극심한 이기주의가 팽배하다.
모든 사물의 판단은 오직 자기 기준만이 있을 뿐이다. 무슨 결정이든 나에게 이익이 안 되면 모든 결정에 반기를 든다. 그것이 국익이건 아니건 상관하지 않는다.
최근 금호건설이 공개경쟁에서 대우건설 첫 인수업체로 선정 되었다. 그야말로 극심한 경쟁 속에서 천신만고 끝에 이겼다. 자기 몸집보다 더 큰 몸집을 먹게 된 것이다.
재계의 순위가 뒤바뀌는 그런 큰 변화를 앞두고 금호그룹은 큰 곤경에 빠졌다.
결정전에 루머가 있었지만 대우건설 노조가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인수 선정과정 공개와 미래 플랜을 내로라는 것이다. 인수과정에는 경쟁사마다 전략도 있고 풀어 놓기 힘든 비밀도 있을 것인데 그것을 무조건 공개하라는 요구 조건이다.
결국 이런 저런 흠집을 찾아 언론에 발표하여 부도덕한 기업으로 만든후 노조가 선호하는 업자로 결정을 번복 시키겠다는 음모가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뒤늦게 결정에 승복 할 수 없다는 노조를 놓고 그야말로 좋았던 시간은 잠간이고 골치 아프게 됨 셈이다. 금호는 인수업자로 선정 되었으니 매매가를 결정하기 위한 실사를 바로 해야 되는데 노조는 건물 안에 한발자국도 못 들어오게 하고 있다.
몇 조를 오르내리는 큰 사업체 인수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그런 경제 가치에는 아랑곳 하지 않으니 얼마나 많은 국력을 또다시 허비 할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결국 금호도 큰 고기 덩어리를 앞에 놓고 포기 할 수 없으니 물리적으로 밀어붙일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양측은 얼마나 이전투구 할 것인가. 만약 금호가 아닌 다른 회사가 인수자로 결정 되어도 다른 이유로 똑같은 일이 일어났을 걸로 식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결국 누구냐에 관계없이 무조건 반대하고 보자는 사회분위기가 한국의 분열과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는 몇 주 전 어렵게 9명의 방송위원을 선정했다. 발표가 있자마자 방송위원회 노조는 몇 몇 위원에 대한 반대의 깃발을 높게 들었다. 그리고 신임 방송위원들의 출근을 막았다.
그야말로 첫 출근부터 망신을 준 것이다. 그 이유는 오직 노조만이 알 것이다.
그럼 노조만 잘못된 것인가. 그렇게 말 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사회 전체가 그런 분열의 유령의 꼬임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공정한 룰을 힘들게 세워 놓고도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한국의 현실이다.
어떻게 이런 사회를 건강한 사회라고 말 할 수 있겠는가.
스스로 지도자를 뽑아 놓고 인정하지 않으려는 망령이 아직도 떠나지 않고 있다.
이런 불승복의 역사가 되풀이 되는 한 한국의 세계 10대 경제대국 안에 들어가는 길은 요원하게만 느껴진다.
(dyk47@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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