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 김
몇주전에 누군가가 내게 물었다, “고향이 어디세요?” 글쎄요. 문득 “양평”이라 대답했다. 그러나 생각해보니까, 양평은 아버지의 고향이다. “고향의 봄” 처럼 고향이 내가 살던 곳이라면, 내가 살던 고향은 브루나이다. 브루나이, 그게 어디입니까? 어떤 사람은 프랑스 옆에 있냐고 묻고 어떤 분은 중동에 있냐고 묻는다. 브루나이는 보르네오섬에 속한 나라이다.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한동안은 어디서 왔냐고 물었을 때, “브루나이에서 왔습니다. 브루나이는 보르네오섬에 속한 나라이고, 보르네오섬 위치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사이에 있습니다.” 이렇게 대답했다. 위치를 알려주면 어디 있는지 알겠지. 몇달 동안 그렇게 대답했다. 그런데 어느날 버스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조차 어디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일지도 몰라.. 또 재미있는 것은 보르네오하면, 한국분들은 “아, 보르네오 가구” 라고 대답 한다. 나는 보르네오 가구는 들어본 적이 없다. 가구만이아니고, 또한 섬이다.
그럼 나의 고향, 브루나이 소개를 하겠다. 브루나이 면적은 경기도의 절반 정도이다. 1888년부터 1984년까지 영국의 보호령이었다가 독립하였다. 브루나이는 보르네오 섬의 북서 해안에 위치한 술탄 왕국이다.
해안을 제외하고는 동 말레이시아의 사라와크주에 둘러싸여 있다. 인구는 30만명으로 언어는 말레이어와 영어를 사용한다. 국가부채는 단 1달러도 없고, 전 국민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복지 혜택을 누리고 있다.
나는 영국인학교를 다녔다. 브루나이의 국교는 이슬람교이다. 그래서 학교를 월, 화, 수, 목, 토 다녔다. 왜냐하면 이슬람교는 금요일에 예배하기 때문에 그날에는 학교도 쉰다. 토요일 일요일 이틀을 쉬었으면 했는데. 미국에 와서 그 꿈을 이루었다. 집에서 학교가는 길에 왕궁을 지나간다. 국왕이 사는 왕궁은 버킹엄과 교황청을 합친 것보다도 더 크다. 사람이 사는 단일 거주시설로는 세계 최대라고 한다. 이슬람의 신년을 뜻하는 하리라야의 두 번째 날에만 공개되는 왕궁은 방만 1800 개가 넘는다고 한다. 나도 구경한적이 있다. 호텔보다 더 많은 방들을 다 쓴적이 있는지 궁금했다.
고향에 대해서 쓰다가 보니 브루나이가 그립다. 다음에 누군가에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실 때는 한국만을 생각하지 마세요. 저 같은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세계 지도도 가끔 보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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