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 김
나는 어릴적 부터 동물들을 두려워했다. 개나 고양이 만이 아니라 모든 가축들을 두려워했다. 몇달 전에 친구랑 카페에 갔는데 자리가 없어서 옥외에 있는 테블에 앉았는데 옆에 테블에 개 두마리를 대리고 온 손님이 있었다. 그때부터 내 신경이 예민해지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개를 어루만지며 귀여워 해주었다. 개 두마리는 의외로 내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개 주인에게, “나는 동물 공포증이 있어서, 개를 내게서 멀리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주인이 웃으면서 내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개들은 수줍어서 낯선 사람이 만져주는 것을 싫어해요. 그래서 관심을 보이지 않는 당신 쪽으로 가는 거예요.” 그러면서 다른 자리로 옮겨갔다.
나는 왜 동물들을 두려워했는지 모른다. 우리 집은 어릴적부터 여러 동물들을 키웠는데도 나는 두려워서 늘 피해 다녔다. 미국에 이민와서 보니 내 친구들은 개나 고양이를 키웠다. 친구 집에 초대 받을 때마다 아니면 방문할 기회가 있으면, 늘 전화로 미리 다른 곳에 옮겨주기를 부탁하면서 찾아갔다. 친구들도 이미 내 공포증을 알고있으므로 내 두려움을 달래주었다. 그래서 전에는 친구들 집에 들어가지도 못했는데 그나마 요즘에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견딜만하다.
동물 공포증외에도 많은 공포들이 있다. 지난주 어느날 아침 KTSF TV 뉴스를 보는 중에 이스트베이 한인봉사회 가정폭력 및 성폭력 프로그램인 쉼터에서 제작한 public service announcement를 보게 되었다. 함께 보고 계시던 엄마가 왜 그런 여자들은 맞고사는지. 그리고 왜 그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궁금해하셨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많은 여성들이 가정폭력으로 고통을 당하고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 중에 남편 이외에는 아무 기댈 곳이 없는데, 또 혼자 자신있게 살 능력도 없고, 사람들에게 이혼녀라고 손까락질 받을까봐 두려워하고, 영어도 못하는데 생활비는 어떻게 마련하나. 그리고 감당하기 힘든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당하고, 당장 삶의 위협을 느끼는 두려움등 여러가지 두려움 때문에 폭력적인 남편이라도 떠나지 못하고 그냥 견디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종류는 다르지만 두려움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런 두려움을 극복하려면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친구들이 내가가진 동물들에 대한 공포증을 흉도 보지 않고, 놀리지도 않았다. 그들에 도움이 없었으면 나는 아직도 개나 고양이와 한 방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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