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머리에 파란 눈의 미국여성이 한복을 입고 가슴에 무궁화 꽃을 달고 장구 소리에 맞추어 덩실 덩실 춤을 추며 즐거워했던 축제의 한마당! 모습과 언어가 달라도 문화예술로서 함께 공감할 수 있다는 것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 문화 축제를 관람했던 어느 이민 2세의 학생은 한국인의 뿌리라는 것에 자랑스러움을 느꼈고 생활이 더 당당해 졌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아름답기를 바라며, 나 또한 이곳에 사는 이방인들의 문화를 느끼고 싶어 각 나라의 타운이나 음식점등을 기웃거려 보기도 한다. 얼마 전, 우연히 몽골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평소에 몽골에 대한 내 지식은 수도가 울란바토르라는 것, 대제국을 이룩한 징기스칸의 후예라는 것, 우랄알타이어족에 속한다는 정도였다. 내가 가장 궁금했던 것 중 그들에게도 우리와 같은 엉덩이에 몽고반점이 있다고 해 함께 웃은 적도 있다. 사진 속에서 본 그들의 전통 의상은 중국의 것과 비슷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더 화려 하고 기품이 있어 보였으며, 한 가지 재미있었던 것은 그들이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를 DVD (자막은 영어로 됨) 로 많이 보고 있었으며 어느 날은 나에게 한국의 어떤 영화나 드라마가 재미있다고 추천해 주기도 했다.
또한 가끔은 음식을 만들어 나누어 먹기도 했는데 난 주로 김치찌개, 된장찌개, 불고기 등을 만들어 냈으며, 특히 된장찌개는 일본의 미소수프 정도로 알고 있다가 코리아 스타일 미소수프가 최고라며 감탄을 하기도 했다. 그들의 먹거리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몽골식 만두였다. 어떤 것은 우리 만두와 비슷했지만 때로는 호떡만 하게 만들어 놔 나를 놀라게도 했다. 한국에서 설날에 떡국을 먹듯이 그들은 설날에 3일간 만두 천개를 먹어야 1년을 잘 지낸다는 전통이 있어 만두 1천개를 먹기 위해 3일 동안 이집 저집은 다니며 하루 종일 만두만 먹는다고 한다.
그들 중의 어떤 이는 양치기로 일했으며, 또 다른 어떤 이는 자신이 살던 고향의 드넓은 평야와 파란 하늘이 그립다고 회상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내 마음은 어느새 푸른 초원의 양치기 소년이 양떼를 몰고 가는 듯한, 드넓은 평야를 가르며 말을 타고 달리는 유목민들의 강인한 삶을 보는듯한 상상의 나래에 빠져들곤 했었다. 나또한 우리나라의 풍성하고 단아한 산등성이들이, 아기자기한 갖가지 모양의 산봉우리들 뚜렷한 사계에 따라 펼쳐지는 오색 빛의 한국의 아름다운 산하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정말로 나의 고향이 그리워진다. 문화는 그 나라의 역사의 산물이며, 서로의 문화를 알리는 문화축제는 세계를 하나로 만들어 주는 위대한 힘이 있다. 더 나아가 개개인들이 마음을 열고 다가가 그 나라의 문화에 관심을 갖는다면 더 가까운 이웃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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