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 김
월요일 신문의 미국인에게 한국어가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로 평가됐다고 나왔다. 이민 생활을 오랫동안 한 나도 또한 한국어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서울에서 교환학생으로 다니고 있었을 때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 어떻게 보면 창피한 일일지도 모른다. 학교에서나 아니면 길에서 만나면 친구들이 어떻게 왔냐고 묻는다. 어떻게 왔냐? 당연히 버스나 전철을 타고 왔지. 그랬더니 묻는 친구가 처음에는 내가 농담하는 줄 알고 또 물었다. 눈치를 못 챈 나는 또 전철 타고 왔다고 했다. 친구는 아, 이 친구가 교포라 못 알아들었구나하며 내게 어떻게 왔냐고 물을 때에는 무슨 일로 왔냐고 묻는 것이라고 가르쳐 주었다. 영어로만 생각했던 나는 친구랑 어리석게 따졌다. 영어로 번역을 하면 어떻게 왔냐?가 How did you get here?라는 뜻인데. 그래서 어떻게 왔냐고 물었을 때 버스나 전철을 타고 왔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무슨 일로 왔냐고 물을 거면 그렇게 묻지 왜 어떻게 왔느냐라고 따졌다. 그리고 나서, 한두번은 잊어버리고 누가 어떻게 왔냐고 물었을 때 또 버스 타고 왔다고 대답한 적이 있다.
내 친구는 어렸을 때에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한국말을 잘 못하는 친구였다. 중학생이었을 때 서울에 간적이 있었다. 우연히 라디오 방송에서 인터뷰를 하게 됐다. 제미교포라서 한국말도 서투른 학생에게 얼마나 한국에 대해서 아는지 아나운서가 이런 저런 것을 물었다. 친구는 그럭저럭 잘 대답했다. 끝나는 무렵에 아나운서가 한국의 산에 대해서 물었다. 아는 산이 있으면 말해보라고. 친구는 대답하기를 금강산, 백두산, 설악산? 잘하다가 갑자기 등산이라고 말했다. 그때 라디오 방송 만이 아니라, 듣는 방청객들이 배꼽을 잡고 웃었다. 내 친구는 한국에 갈 때마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아침에 등산을 가신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등산도 산 인줄 알았다.
한국어는 어렵다. 어렵지만 한국어는 참 자랑스러운 언어다. 말 표현도 다양하고 모음이 바뀌면 낱말의 의미가 변화할 수도 있다. 방긋방긋, 벙글벙글 등 영어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단어가 많다. 요즘에 한국 TV를 보니, 한국어가 더 어려워진 것 같다. 궁이라는 미니 시리즈에서 김떡 하나주세요라고 들었다. 설명은 김밥 하나 떡볶이 하나를 줄인 말로 김떡 하나주세요라고 한다. 한국어를 배우려면 존댓말, 반말, 줄인 말 등 많은 것을 배워야한다. 그리고 한국어는 늘 변화하고 있다. 진짜, 진짜 한국어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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